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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존엄사 문제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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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으로 대법원의 존엄사 허용 판결로 연명 치료 장치를 제거한 김 모 할머니가 10일 오후 사망했다. 장치를 제거한 지 201일 만이다. 김 할머니는 대법원의 판결과 연명 장치를 제거하면 일주일 내에 사망할 것이라는 의료진의 판단과는 달리 201일이나 생존함으로써 생명의 신비함과 존엄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지난해 5월 김 할머니에 대한 대법원의 존엄사 허용 판결은 많은 논란을 불렀다. 사람의 생명이 달린 문제를 사람이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무의미한 연명 치료는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기 때문에 존엄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딪쳤다. 각 의료단체와 병원은 이에 대한 지침서를 만들고, 국회는 존엄사 관련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할머니의 오랜 생존은 이러한 논란을 뛰어넘었다. 연명 치료를 중단하면서 오히려 자발 호흡을 시작했고, 의료진은 인공호흡기를 사용했다면 더 오래 생존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명 치료를 중단하면 곧 사망할 것이라는 처음의 의학적 판단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직도 존엄사에 대한 논란은 진행 중이다. 연명 치료 중단 방식과 그 대상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이나 본인의 의사를 알기 힘들 경우 누가 그 결정권을 갖느냐 하는 문제다. 또 식물인간 상태의 포함 여부나 연명 치료의 범위에 대한 주장도 다양하다. 정부는 국회와 종교계, 의료계, 법조계 인사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논의 중이다. 하지만 어떤 지침을 만들더라도 그 바탕은 인간의 존엄성이 돼야 한다. 인간의 생명을 인간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고 위험한 짓이다. 하지만 불가피하다면 최대한 엄격하게 규정하고, 사회적 동의를 얻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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