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수출, 충남에도 뒤졌다…전국 5위로 추락

구미 전자 부진…주력업체 휴 폐업 직격탄

한국 무역수지 흑자의 핵심기지이자 수출 견인차였던 경북의 수출탑이 무너지면서 경남, 충남에까지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까지 전국 시·도별 수출실적에서 부동의 3위를 지켜오던 경북은 2007, 2008년 4위로 밀려난 데 이어 지난해는 5위까지 추락했다. 이는 경북의 핵심 수출기지인 구미의 수출 실적이 매년 하락하고 있기 때문.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시·도별 수출액은 울산(608억1천400만달러), 경기도(580억600만달러), 경남(546억달러), 충남(394억2천700만달러) 순이었고 경북은 385억900만달러로 5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은 2007년 충남에 3위 자리를 내준 후 4위로 밀린 데 이어 지난해는 경남, 충남에 밀려 5위를 기록, '수출 웅도(雄道)'의 체면을 구겼다.

경남은 조선과 중공업을 중심으로, 충남은 삼성전자 LCD사업장과 수도권 기업들이 몰리면서 수출실적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경북은 수출의 절대비중(80%)을 차지하는 구미지역 수출액이 매년 하락하면서 수출비중이 줄고 있다.

2007년 구미지역 수출액은 349억7천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2008년 342억3천만달러, 지난해는 289억9천만달러로 줄었고 무역수지 흑자 폭 역시 2007년 235억4천300만달러에서 2008년 231억5천300만달러, 지난해는 182억7천100만달러로 감소했다.

구미지역의 전국 대비 수출비중도 2005년 10.7%까지 상승했으나 2007년 9.4%, 2008년 8.1%, 지난해는 8%로 축소됐다. 이처럼 구미지역 수출액과 무역수지 흑자 규모, 전국 비중은 2007년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

구미의 수출 규모가 계속 주는 것은 수출 비중의 75%대를 차지하는 전자제품(휴대전화, HDD, 모니터)의 수출 실적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데다 주력 수출기업의 잇따른 휴·폐업 때문이다.

국내 유일의 휴대전화 생산공장인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글로벌 전략에 따라 국내 생산물량을 매년 줄이고 있고,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하는 LG계열사들 역시 구미에서 파주, 평택 등 수도권과 해외사업장에서 생산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에 대해 조진형 금오공대 교수와 김종배 구미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은 "최근 10년간 구미지역 무역수지 흑자 총액이 우리나라 전체의 96.9%를 차지할 정도로 구미는 무역수지 개선에 결정적 기여를 했지만 2007년 이후 수출비중이 매년 줄고 있다"며 "구미공단의 신성장동력 확보와 중국, 유럽에 편중된 수출시장을 다각화하고 물류·인력확보 등에서 특단의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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