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연령대에 비교해 평균이상으로 자기관리를 하며 잘 살고 있나?'
누구나 궁금할 것이다. 나름대로는 각자 지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내세울만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산다. 이 내세울만한 것이 요즘 흔히 말하는 스펙(Specificaiton 의 준말)이다. 자신의 경쟁력을 하나의 표로 보여줄 수 있는 것.
이 스펙은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인재를 선발하는데도 서류면접의 중요한 전형기준이 된다. 실제 인간 누구의 이력은 이 표 하나면 충분하다. 미심쩍은 부분은 본인에게 몇마디 물어보면 바로 확인 가능하다.
20, 30대는 스펙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에 자신에 대해 한번 읇고 나면 어느 정도 객관적 평가가 나온다. 또 자신이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도 훤히 들여다 보인다. 40,50대는 어떨까. 토익이나 토플같은 성적표가 없을 뿐이지 대부분은 스펙기준에 다 들어온다. 다만 노후관리나 재산정도, 인맥관리 등이 성공한 삶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20~50대 각 연령대별 대표주자들을 통해 '난 어떤 위치에 있으며, 앞으로 어떤 노력을 더 해야하는지를 돌아보자. 각 연령대별 대표주자들은 각자의 또래 인생에서 최상은 아니지만 상위 20%이내에 들 정도로 자기관리가 뛰어난 편이었다.
◆20대 이진화, 'B+ 이상'
"어학을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특히 수치로 증명되는 토익 성적."
87년생 이진화 씨. 계명대 경영학과 4학년 졸업반이다. 올해 1학기만 마치면 코스모스 졸업이다. 지난 학기에는 학점이 4.2를 장학금을 받았다. 4년 토탈 학점은 3.7~3.8 정도로 예상된다. 관광경영학과 복수전공도 했다.
어학은 다소 모자라는 부분. 토익(TOEIC)을 하루빨리 700점대에서 800점대로 올려야한다. 중국어에 관심은 많지만 회화조차 하기 힘들며, 일본어 역시 고교 때 선택과목으로 배운 게 전부다.
봉사활동은 본인의 강점. 보건복지부에서 주최한 '금연 서포터즈'에 6개월동안 참여했으며, 대구 달성군 다사지역 어린애들을 돕는 멘토링도 해봤다. 전 세계적인 영어학원인 WSI(월스트리트 인스티튜드)에서도 3개월 정도 활동했으며, 참사랑 봉사단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계명대 홍보대사인 아리미 활동도 3년동안 했다. 해외는 일본과 대만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이 씨만의 특별한 강점을 꼽으라면 공모전 도전일기다. 지난해 초에 제주도 UCC 공모전에서 제주도를 홍보하는 동영상을 잘 만들어 장려상을 수상했다. 제일기획, 외환은행 등 다양한 공모전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그는 "금융이나 스튜어디스 쪽으로 취업을 하고 싶다"며 "취직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남은 학기동안 제 자신을 더 단련해 좋은 직장을 꼭 얻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마라톤 10km를 완주할 정도로 체력도 좋으며 적극적인 성격이 제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30대 김판승, '토익 800점대, HSK 9급'
"애가 셋이라 석사과정은 생각을 못했어요."
대구은행 여신기획부 차장 김판승(39) 씨. 30대 후반이지만 불혹의 나이대에 진입할 준비를 잘 하고 있는 촉망받는 30대 대표주자로 꼽힐만 하다. 동기들 중 승진도 빠른 편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여행과 어학을 잘 접목시켜 대구은행 중국사무소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
김 씨는 3년전 사내 여행동아리를 만들어서 회장을 맡고 있으며, 1년에 1,2회 정도 해외를 나가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쪽으로 자유 배낭여행을 떠난다. 중국 상하이, 소주, 일본 후쿠오카, 동경, 오사카, 나라, 대마도, 한국 금강산 등 10여곳을 이미 다녀왔다.
여행 쪽 동아리를 만들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그의 어학능력이 자리잡고 있다. 3개 국어가 중급 이상이다. 가장 잘하는 언어는 중국어. HSK(중국한어수평고시) 9급으로 회화는 물론 중국신문을 읽을 정도의 수준이 된다. 일본어 공식적으로 555점,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기초 회화는 가능하다. 그는 사내 어학지원 제도를 가장 잘 활용한 사원으로도 알려졌다. 영어는 토익 800점 수준.
특히 그는 은행에서 보내주는 전문가 과정에 참여해 중국 북경 경제무역대학에서 6개월동안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배우며 내공을 쌓았다.
취미활동도 다양하다. 스키는 물론 수영 스쿠버다이빙, 골프 등 많은 레저활동을 즐기고 있다. 이는 그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활력소. 그는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취미생활을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의 어학능력은 봉사활동으로도 연결되고 있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올해 대구 세계소방관대회에 중국어 통역도우미로 지정돼 공식적으로 봉사할 기회를 잡았다. 그는 "여행, 어학, 봉사, 사내활동 등이 테트리스 하듯이 딱딱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좋아했다.
하지만 너무 빡박하게 살고 있는 탓에 예전 친구들과 가족들에겐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40대 지상용, '만능 수석 지도교사'
"다른 분에게 더 큰 에너지 주고파"
대구교대 체육과를 전공해 현재는 과학과 영어를 전담으로 가르치고 있는 대구 도원초교 교사 지상용(41) 씨. 체육과에서 과학 전담교사로 변신해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학생들을 경진대회에 데리고 나가 상을 휩씬 것. 전국과학전람회 1999년, 2003년, 2005년 특상, 2007년 우수상을 받도록 지도한 경험을 갖고 있다. 자기 계발을 계속해 지난해와 올해는 또 영어교과를 전담하고 있다.
에너지가 남다른 지 씨는 마라톤 매니아이기도 하다. 본인 말로 즐달(즐겁게 달리기)한단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달리는 국제대회에 참가한 것을 비롯해 대구마라톤대회 2번, 춘천마라톤 3번 등 총 50여 차례 대회에 참가했다. 42.195km를 완주한 것도 25번이나 된다. 2002년 생긴 대구교육마라톤클럽 창단멤버기도 하다.
다른 운동도 안할쏘냐. 그는 태권도 2단이며 유도도 좀 배웠다. 씨름과 테니스도 즐겨하며, 골프도 95~100타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 대학 다닐 때는 대구교대 그룹사운드 '에버그린'에서 드럼을 쳤다.
이렇듯 다방면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쏟고 있지만 본업인 수업에 관해서도 남에게 질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는 현재 수석교사 연수 중이다. 수업 쪽으로 전문가 교사 양성코스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셈. 연수 후에는 도원초교에서 대구교대 부설 초교로 전입 예정이다. 그는 "수석교사제가 정착이 되면 가르치는데 있어 더 자신감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 씨는 2006년 교육부문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2004년 올해의 과학교사상도 받았다. 1995년 대구지하철가스 폭발사고 때는 인명구조에 나서 언론에 실린 고귀한 경험도 간직하고 있었다.
◆50대 홍석호, '스타 강사 되고파'
'10년 더 일하다 남들에게 용기주는 강사되고파'
올해 딱 50세인 대길건설 대표 홍석호 씨. 강원도 원주에서 맨주먹으로 대구로 와 고생고생 끝에 건설업 하자보수 분야에서 굳건하게 자신의 입지를 굳힌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30년 전 대구 공사판에서 막노동으로 시작해 기술을 습득하고 13년 전 대길건설을 설립했다. 대길건설은 아파트 하자보수로 대구바닥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으며, 건설환경 분야 Q등급을 받아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공사를 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체다.
사업부도로 귤장사, 뻥튀기 등 갖은 고생을 한 그는 '내가 빈털털이로 대구와 잃을 게 뭐가 있느냐'는 배짱으로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어느 정도 여유를 찾았을 때 자기계발과 봉사활동에 매진했다. 그가 고생한 동안 회사 매출액은 15~20억 원에서 출발해 40~70억원으로 성장했다.
고교를 졸업한 뒤, 30년동안 현장에서 직접 일하느라 하지 못했던 학업은 다양한 형태로 보완했다. 정치아카데미(KTA) 6개월 코스, 미래지식포럼 5기, 차이나포럼 2기, 크리스토퍼 21기 수료 등 정식 학교는 아니지만 다양한 인맥 교류를 통해 실전지식의 폭을 더 넓혔다. 봉사 역시 놓칠 수 없는 부분. 13년째 라이온스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2006년 성일라이온스클럽 회장도 역임했고, 지구 임원도 했다.
홍 씨는 팔공산에 식당 겸 노후에 살 별장도 장만했다. 근사하다. 주변의 6m 돌담도 손수 쌓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멋들어지게 '팔공산에서 가장 멋진 집'으로 지을 계획이다.
10년 후에는 자신의 인생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어, 대구의 스타 스피치 강사인 박순임 라이프업 코칭센터 원장에게 개별 강습도 받고 있다. 그는 "60세가 넘어서 딱히 할 일이 뭐 있겠냐"며 "그냥 인생 펀강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취미생활로 하는 골프(이븐파와 싱글 사이)와 스킨스쿠버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전문가 수준이지만 어학 분야는 그의 쥐약이나 다름없다.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는 지금이라도 기회가 된다면 꼭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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