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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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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진짜로 거의 언제나 기분이 좋다. 살다 보면 화가 나거나 마음 상하는 일이 왜 없겠는가. 그런데 무슨 조화인지 화가 나도 잠깐 바르르 하고 나면 금방 풀리고, 몹시 마음 상한 일도 하룻밤 잘 자고 나면 잊어버린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콕 집어 할 말이 없다. 짐작으로는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 한다. 여고 시절, 우리 성당에서 고등부를 담당하던 젊은 신부님이 매일 감사할 일을 세 가지씩 적어 오라고 숙제를 내주신 적이 있다. 매일 밤 자기 전에 기도하면서 그날 감사한 일을 그저 감사하다는 말로 뭉뚱그리지 말고 왜, 어떤 일에, 무엇이 감사한지 구체적으로 되새겨보라고 하시며 청소년을 위한 성가도 한 곡 가르쳐주셨다. 그 숙제를 해 가야 하는 기간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일이 몸에 배어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자기 전에 기도를 하면서 그날 감사했던 일을 말하게 된다. 항상 미소와 에너지가 넘치는 한비야의 이야기이다.

늘 감사함을 말하는 작은 습관 하나가 한 사람의 표정을 만들고, 마음을 행복하게 하고, 그것이 곧 그 사람의 삶의 모습이 되는 것 같다. 나도 지난 한 달은 '습관'을 내 생활의 테마로 삼아보았다. 일어나자마자 무조건 웃기(아침잠이 유독 많은 내게 기상 시간은 몸이 천근만근이다 보니, 자연히 표정이 좋을 리 없다), 집에 들어가면 무심코 켜게 되는 TV는 정해놓은 프로그램만 의식적으로 보기, 일 년 동안 읽을 독서량을 지키기 위해 조금의 시간이라도 생기면 책 읽기 등.

그런데 참 쉽지가 않다. 학창시절, 외모에 한참 민감했던 사춘기 여중생들에게 여자 체육 선생님이 매끈한 다리와 요즘 말로 힙업이 되려면 운동을 하거나, 밖에서 활동을 하다가 집에 들어가면 다리를 위로 올리고 있으면 된다고 하셨다. 유독 종아리의 피로를 잘 느끼는 나는 지금도 잠을 잘 때 항상 다리를 어딘가에 올리고 자는 습관이 있다. 중학교 시절부터 해 오던 이 작은 습관은 지금까지도 이어져오는데, 주변 환경적 요소가 좀 더 다양화되어 있는 지금, 어떤 습관을 새롭게 들이는 것이 참 쉽지가 않은 것 같다.

3월이다. 새해 들어 세웠던 계획들이 하나, 둘 그 힘을 잃어가고 있을 때이기도 하지만, 또다시 '아자' 하며 새 다짐을 해보는 때이기도 하다. 학교에선 새로운 선생님과 학생들이 설렘과 기대로 한 학년을 시작하는 때이다. 여러 가지 해야 할 많은 교육들이 있겠지만, 학창 시절, 평생을 가져가도 좋을 작은 습관 하나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면 참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만나는 사람마다 한 마디씩 칭찬해주기, 이야기를 할 때는 긍정의 단어부터 쓰기와 같은.

박 정 숙 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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