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서도 저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채소와 과일, 생선 가격이 급등해 서민 가계에 큰 주름살이 지고 있다. 가격이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적게는 10~20%, 심지어 두 배까지 오르면서 주부들이 장보기가 겁날 정도다. 봄이면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제철 농수산물인데도 서민 식탁에서 채소'과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양파와 무, 배추 등 채소값이 사상 최고치를 넘나드는 것은 저온 현상에 따른 냉해 피해가 직격탄이다. 잦은 폭설과 한파로 일조량이 부족해지면서 과일 수확량도 예년에 비해 30~50% 뚝 떨어져 서민들의 얇은 주머니 사정으로는 선뜻 장바구니에 담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어족 자원이 크게 줄어들고 겨울 한파와 유가 상승에 따른 조업 감축으로 어획량도 급감했다. 고등어와 갈치'주꾸미 등 서민 식탁에 흔히 오르는 제철 생선들은 시장에서 아예 찾아보기 힘들거나 가격 때문에 그저 구경만 해야 할 처지다. 이런 상황이 당분간 호전될 기미도 없어 서민들 입장에서는 여간 걱정이 아닌 것이다.
지난 3월부터 4월 20일까지 50일간 대구경북 지역 일조 시간은 228.5시간에 불과해 평년보다 120.2시간이나 적었다. 4월 하순 최고기온이 41년 만에 섭씨 10도 아래로 떨어지고 때아닌 눈까지 잦으면서 농수산물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의성과 상주, 영천, 경산 지역 농가의 경우 심각한 냉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두와 배, 복숭아 등 개화 시점에 저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민 가계와 음식업소들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당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과수 농가의 시름도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같은 기상 이변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등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생활 물가 폭등과 이에 따른 서민들의 심리적 불안을 조기에 잠재우려면 당국이 사전에 철저한 대비책을 세우고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봄에 나는 채소'생선 등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은 서민들에게는 일상이자 생활의 작은 즐거움이다. 비록 기후 불순에 따른 수급 차질로 빚어진 현상이지만 당국은 지금이라도 시장 물가를 점검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경북도가 냉해로 인한 과수 피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하니 늦었지만 서둘러 복구 계획을 세우고 복구비 지원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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