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예금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대출금리를 매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의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20일 현재 연 4.17%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말 4.97%에 비해 0.8%포인트나 내려간 것이다. 저축은행 평균 금리는 올해 초 5%를 넘은 이후 3월까지 5%대를 유지하다 최근 두 달 사이에 빠른 속도로 낮아졌다. 최근에는 일반은행에서나 볼 수 있는 3%대 예금금리도 속속 나오는 형편이다.
대구경북 10개 저축은행의 경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포항의 대아상호저축은행이 3.64%로 가장 낮았고, 경주의 대원(3.93)%, 포항의 삼일(3.93%) 등이 3%대의 이자율을 내놨다. 대백, 엠에스, 드림 등 대구의 저축은행들도 4%대 초반의 이자를 주고 있다.
반면 대출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가중평균 여신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11.82%에서 올 1월 12.53%, 2월 12.72%, 3월 12.94% 등으로 3개월 사이에 1%p 이상 올라갔다.
저축은행의 여수신 금리가 일반은행과 달리 반대로 움직이는 것은 저축은행은 금리 결정시 여·수신 금리가 직접적인 관련성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수신금리가 내려가는 이유는 저축은행이 밀려드는 예금의 마땅한 운용처를 찾지못하고 있는 탓이다. 예전에는 대출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수신금리를 높였지만 지금은 자금이 있어도 굴릴 곳이 없고, 경쟁업체들도 금리를 낮추는 추세여서 수신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는 것. 반면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최근 들어 저축은행들이 서민금융 활성화를 명분으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대출 상품을 많이 내놓은데다 주로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금리를 낮추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주로 1년 단위 고정금리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은행에 비해 금리 변화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기다가 신용등급이 하위 7~10등급인 고객의 비중이 78%에 달하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은행(0.48%)보다 훨씬 높은 13%대여서 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대형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인해 경영실적이 악화됐고,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대출금리를 쉽게 낮추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결국 대출금리가 내리지 않는 것은 저축은행의 경영상태와 대출상품의 특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는 것. 이 때문에 감독 당국도 서민 대출 감소를 우려해 무작정 금리를 낮추라고 하기 힘든 입장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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