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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실] 미꾸리와 미꾸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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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빠짐없이 폭염 경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엔 짧은 시간에 엄청난 빗줄기가 대지를 흠뻑 적셨다. 이런 날이면 '미꾸리' 라는 별명을 지녔던 양홍준 교수님이 생각난다. 내 지도 교수님이기도 했던 그 분은 담수 어류의 대가로 한국어류학회 회장을 역임하셨다. 타계하신지가 어느덧 두 달이 지나가고 있어 한쪽 가슴이 찡함을 느낀다.

잉어목 미꾸리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는 우리나라에 6속 16종이 있다. 16종 가운데 미꾸라지와 미꾸리는 같은 속에 속하는 가장 가까운 종이다.

미꾸라지와 미꾸리를 형태적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은 전혀 상이한 종류이다. 이들을 혼동하게 된 것은 1970년대 양식산업 발전기 무렵 국민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 일본의 미꾸리 양식 기술이 도입되면서다. 우리나라와 중국에는 미꾸라지와 미꾸리가 모두 살고 있지만 일본에는 미꾸리만 살고 있다. 미꾸리과 어류 16종 가운데 미꾸라지와 미꾸리만이 눈 밑에 '안하극'이라는 가시가 없고, 나머지 14종은 가시가 있다. 미꾸라지는 방언으로 '납작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몸이 납작하며 꼬리 부분이 미꾸리 보다 높게 융기되어 있다. 반면 미꾸리는 '동글이'라는 방언처럼 몸이 원통형이며 꼬리 부분은 가늘고 길다. 미꾸라지와 미꾸리는 최근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의 퇴치에 각광을 받는 모기의 유충 천적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미꾸라지와 미꾸리는 추어라도 부르기도 하며 식용한다. 주로 연못, 농, 도랑 등 물의 흐름이 약한 곳에서 서식하며, 진흙 속의 유기물을 먹고 산다. 산란활동은 5월부터 6월 중순까지의 동틀 무렵에 가장 많이 이루어진다. 암컷 몸길이 15㎝ 이상인 것의 경우 수컷이 많을 때는 7, 8마리가 뒤따라 다닌다. 접근한 수컷들이 주둥이로 암컷의 항문, 아가미, 가슴과 배등을 자극하면 암컷이 수면 가까이로 떠 오른다. 이때 수컷들도 따라 올라와서 그 중 한 마리가 순간적으로 암컷의 항문을 중심으로 암컷을 감고 조이면 "찌이익 찌이익"하는 소리가 나면서 산란을 시작하고 수컷은 정액을 사정한다.

미꾸리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미꾸리란 이름은 "몸이 미끌 미끌하다" 와 "밑이 구리다"라는 말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몸이 점액질로 돼 있어 만지면 미끌미끌하다는 말은 이해가 쉬운데, "밑이 구리다"라는 말의 이유는 무엇일까? 미꾸리는 아가미 호흡 뿐 만 아니라 창자 호흡도 한다. 그래서 창자에 가스가 차면 가스를 항문을 통해 배출을 하게 되는데 이때 항문을 통해서 기포가 발생하여 방귀를 끼는 것이라 하여 '방귀를 끼므로 밑이 구린 물고기'라 부르는 것이다. 미꾸리는 오염에 견디는 힘이 매우 강하다. 거의 생물이 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웅덩이나 수로에서도 잘 살아간다. 하지만 요즘은 농약과 농수로의 직선화 등으로 그 수가 엄청나게 많이 줄어들었다.

그 옛날 넓은 들판으로 나가 친구들과 어울려 통발을 놓고 삽으로 농수로를 파헤치며 토종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을 끓여 먹던 시절이 너무 그립다.

이용호(동부고 교사·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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