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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똘레랑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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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성과 결혼한 여성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벼룩시장 개장을 앞두고 남편과 심하게 다투었단다. 남편은 벼룩시장에 자기가 사용했던 만년필, 벨트 등을 내놓겠다고 했고 부인은 그런 보잘것없는 물건을 내놓으면 벼룩시장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남편은 무엇이 잘못되었느냐는 것이고, 부인은 그래도 체면이 있지 어떻게 그런 물건을 내놓느냐는 것이다. 유럽인인 남편은 교류와 나눔 그 자체를 즐거움으로 여기는 데 비해 부인은 벼룩시장을 통해 이웃과의 관계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이다.

차이를 갈등으로 연결시키느냐 아니면 그것을 상승의 효과로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것은 그 사회나 개인의 '똘레랑스'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 똘레랑스는 서로 다른 상대방의 생각이나 행동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을 관용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그 속엔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다. 타인의 가치와 고유성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그들을 헤아려보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유달리 갈등이 많다. 그 원인 중에 하나가 똘레랑스의 부족이다. 상대방의 입장보다는 자기 주장만 강하게 내세우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의견에 동조해주기를 기대한다. 자신의 입장은 이해해주기를 바라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무시하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의 갈등으로 인해 지출되는 비용이 300조원으로 추산된다. OECD 국가 중 네 번째다. 지금도 4대강 사업, 천안함 사건 등 끊임없이 사회정치적 이슈에 대한 대립이 나타나고 있다. 차이를 나타내는 방법, 그것을 서로 이해하는 방법, 대응 자세 등 그 모든 것이 어느 하나 지혜롭지 못하다. 무조건 자기 주장만 하고 자신만이 옳다고 판단하고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이단아로 분류한다.

만약 차이를 관용할 경우는 어떻게 될까.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한 똘레랑스가 있다면 갈등이 아니라 상승의 에너지가 도출된다. 차이를 인정하면 상호 충돌로 혼란스러울 것 같지만 오히려 서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면서 우리 함께 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사회 발전의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벼룩시장에 내놓을 물건이 남편과 내가 다를 수 있음을 부인이 받아들였다면 갈등은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 부부는 서로 생각의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 끊임없는 갈등이 빚어질 것이고, 받아들인다면 그들의 삶은 풍부해질 것이다.

변화와 성장의 진통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갈등이 생성되고 있다. 갈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나타나고 있지만 부족하다. 똘레랑스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시기이다.

문장순 경북대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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