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에 빛나는 청구고등학교/자라는 그곳은 신천동이다/밟아라 뭉개라 ㅇㅇ고교를/…/묵사발 만들자/떡사발 만들자."
청구고 동문들이 재학시절 축구 응원전 때마다 상대팀의 기를 죽이기 위해 불렀던 응원가였던 일명 '해골가'다. '해골'별명을 가졌던 주진수(퇴임) 교사가 직접 가사와 곡을 만들었던 이 노래는 지금도 동문들의 행사가 있을 때면 자주 불리곤 한다.
1954년 개교한 청구고등학교는 올 2월 기준 4만5천여 명의 동문을 배출했고 이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곳이 청구중·고등학교총동창회다.
올 2월 취임한 정경수(11회·54·㈜새얼Bio푸드 대표) 청구중·고등학교총동창회장은 "동문들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총동창회 차원의 일방적인 행사는 한계가 있어 올해부터는 찾아가는 동창회를 표방하고자 한다"며 총동창회 운영의 포부를 밝혔다.
정 총동창회장은 이를 위해 "우선 기수별·직능별 동문 소모임을 통합하는 가교역할을 할 것이며 모교 후배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모교의 자율고 및 자사고 추진을 재단 측에 계속 건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덧붙여 그는 최근 성적이 부진한 모교 축구부 지원도 적극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청구고의 자랑 축구부
1972년 11월 창단한 청구고 축구부는 변병주, 박경훈, 백종철, 백치수 등이 활약했던 1975년부터 1984년까지 최전성기였다. 이 기간 동안 청구고 축구부는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세 차례나 우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유럽에 진출한 축구스타 박주영(38회·프랑스 AS모나코) 선수를 배출한 청구고는 이외에도 청룡기배 전국고교 축구대회 우승 3회, 문화관광부장관기 전국고교축구대회 8회 우승 등 축구 명문고로서 명성을 떨쳤다.
학창시절 악대부였던 전영철(21회) 총동창회 사무국장은 "1984년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 땐 전교생이 버스를 전세내 서울 효창구장에서 응원을 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요 몇 년새 전국규모 대회에서 우승한 일이 없어 동문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총동창회는 올해 7월 9일에 있었던 대구시 동구 율하체육공원 내 '박주영 축구장' 명명식을 계기로 동문들의 축구관심을 더욱 집결하고 기수별 지원체제를 총동창회 차원으로 적극 지원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학교를 빛낸 동문들
4만5천여 청구고 동문들의 사회진출은 다양한 직업군으로 대변된다. 정계, 재계, 언론, 법조 등 그야말로 어느 분야에 치우침 없이 고르게 분포돼 있다는 게 총동창회의 설명이다. 이들은 또 지역별과 직능별 소모임을 갖고 있다. 특히 직능별 소모임에서 활발한 모임을 갖는 그룹으로는 섬유업종 종사 동문들의 '청섬회', 건설업 종사 동문들의 '청건회', 의료인 동문들의 '청의회', CEO 동문들의 '청성회'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청구고 동문들 중 관계는 이주호(13회) 교육과학기술부장관과 김수남(12회)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검사장급)이 있고 정계는 안효대(8회), 조원진(12회), 권영진(14회) 국회의원이 있다. 또 금융계는 김동건(14회) 금융감독원 대구지원장이 있고 법조계엔 SBS '솔로몬의 선택'에 등장했던 김병준(15회) 변호사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외 언론계엔 임오진(12회) KBS포항방송총국장과 체육계에 박경훈(14회) 제주FC감독, 박창현(19회) 포항FC감독, 백종철 영진전문대 여자축구부 감독 등이 있다.
◆장학사업
청구중·고총동창회는 매년 모교 후배들 30~40명을 선발해 모두 3천만원 상당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장학기금도 약 1억2천여만원이 조성돼 있는데 총동창회에서는 이 종잣돈을 이용해 장학재단을 신설할 예정이다. 또한 매년 축구부 후원회를 통한 지원과 동문 운영 업체 인증마크 제작 및 부착사업을 통한 수익성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총동창회 연례행사
매년 1월 중 열리는 정기총회 및 신년교례회에 참석하고 있는 동문들은 평균 100여 명 선. 총동창회에서는 이 인원을 더 늘려 동문화합에 더욱 기치를 올리려고 하고 있다. 특히 대구 수성구 중동 효성병원 맞은편에 자리한 동창회 사무실을 중심으로 기수별 이사회나 분기별 모임을 통해 우의를 다지고 있다. 매년 5월 총동창회배 골프대회는 성황을 이루고 있으며 가장 큰 행사인 10월 총동창회 체육대회 때는 동문과 가족들 포함, 약 1천여 명이 모교 교정에 모여 정을 듬뿍 나누고 있다. 올해 총동창회 체육대회는 이달 10일에 열린다.
특히 올 12월 29일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릴 '청구인의 밤' 은 처녀 행사로 동문화합을 강조하고 있는 정 총동창회장이 신경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행사로 참석 동문만 1천여 명을 예상하는 매머드급 행사로 추진 중에 있다.
정 총동창회장은 "제자들이 잘못하면 깨창내는 것으로 유명했던 '깨창' 송택균 선생님(동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은사·영어 담당·현재 퇴임 후 동산병원 외국인 환자 통역 자원봉사)과 지금은 없어졌지만 불량(?)동문들의 근거지였던 '태동반점'과 신천시장 막걸리 맛이 떠오른다"며 "이달 10일 열리는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많은 동문들이 참석해 줄 것"을 당부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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