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朴근혜, 감세 장고 끝 입 열고…孫학규, 취약 대구경북 공략 시동

잠룡들의 대권레이스 위밍업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각기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2년 총선과 대선까지 선거가 없는 상황이어서 인지 각 주자들이 사실상 대권 레이스에 돌입한 느낌까지 들게 할 정도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초부터 본격화될 대권 레이스를 앞두고 주자들이 지금 워밍업(준비운동)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한나라당 내부에서 촉발된 '부자감세' 논란에 대해 장고(長考) 끝에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15일 국회 기획재정위 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됐고 소득불균형은 심화됐다"며 "과표 8천800만원 초과 소득세 최고세율은 현행 세율(35%)을 유지하는 것이 악화된 재정건전성과 계층 간 격차 확대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기업이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두고 투자 계획을 세웠는데 변경하면 계획을 바꾸게 된다"며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는 예정대로 추진하는 게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주변국과의 경쟁력 우위를 유지해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의 이같은 부분적 감세 철회는 안상수 대표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또 당내 소장파들의 입장과 부분적으로 일치하는 측면도 있다.

감세 유지 입장이었던 청와대는 박 전 대표와 안 대표가 절충안을 제시함에 따라 당의 논의 결과를 지켜본 뒤 수용한다는 쪽으로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취약지인 대구경북을 공략하고 있다. 민주당은 17일 상주보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다. 4대강 반대 투쟁을 공언한 손 대표가 현장을 직접 찾아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겠다는 의도다. 손 대표는 이어 이날 오후 포항 UV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민주당 경북도당 출범식에 참석한다. 정동영·이인영·박주선·조배숙·김영춘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한다.

앞서 손 대표는 15일 매일신문사 1층 CU갤러리에서 열린 사공홍주 화백의 개인전에 참석했다. 이날 전시회에는 지역의 예술계 인사뿐 아니라 야당 정치권 인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비공식 방문한 탓에 현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손 대표는 민주당의 지역 상무위원들과 만찬을 하면서 대구경북을 위해 당내 특위를 구성하고,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는 후문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기도의 수장으로 대북 정책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과 도 차원의 교류도 추진하고 있다. 그런 김 지사는 15일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린 '2010 대북 지원 국제회의' 기자간담회장에서 "정치적 이유나 조건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은 지속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비핵화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8천㎥(톤) 규모의 경기도 보유 재고쌀을 북한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헌법상 북한은 대한민국의 일부이며 북한 동포들을 우리 국민에 준하는 정도로 돕는 것은 정부와 경기도의 기본적 책무"라며 "경기도는 통일부에 우리 경기미의 재고 중 일정 부분을 지원하겠다고 요청했는데 아직 허락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감세정책을 고리로 전방위 공격에 나섰다. '부자감세'의 원조가 박근혜 전 대표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 세운다) 공약이고, 이명박 대통령이 부자감세를 밀어붙일 때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다른 얘기를 한다'고 박 전 대표를 공격했다. 유 원장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는 2007년 5월 ▷법인세율 인하 ▷물가연동 소득세 도입 ▷유류 관련 세금 10% 인하 ▷LPG 특별소비세 면제 등의 포괄적 감세 정책을 발표했다"며 "박 전 대표가 주장하는 줄푸세 공약과 복지국가 건설은 논리적, 실증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유 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2008년도를 기준으로 보면 이 대통령의 감세 때문에 연간 25조원 정도의 세수 감소가 예측되는 상황"이라며 "감세를 하면 오히려 경제가 좋아져 세금이 더 걷힌다, 이런 얘기는 어디 동화책에나 있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국제축구연맹 부회장으로서 2022년 한국의 월드컵 단독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월드컵 4강 신화로 인기가 치솟았던 2002년과 같은 상황의 재연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그는 15일 기자와의 접촉에서 "한국이 상당히 유력한 (월드컵 개최지) 후보로 평가받고 있으며 실제 유치 가능성도 높다"며 "국제축구연맹이 상업적 이익을 넘어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이상을 추구하고 있는만큼 (월드컵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다음달 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월드컵 유치를 위한 최종 설명회에 참석할 예정인데 "이명박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 회장을 만나는 등 관심을 보여줬다"며 "정부 차원의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아직 확실한 대권 주자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탓인지 지금 여론조사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홍 최고위원은 15일 건국대 초청강연에서 '중심국가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지금 차기 대통령 후보에 대해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2012년 2월은 돼야 누가 유력하다는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등의 예를 들면서 "지난 10년 동안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골인한 전례가 없다"며 "대한민국은 역동적이어서 지금 여론 조사는 우리 정치상황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대통령의 인사는 상당히 유감스럽다. 내가 대통령이면 그렇게는 안 한다"며 "우리가 안 된다고 하는데도 (인사를) 해버리는데 어떻게 하느냐"는 등 거침없이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비판했다.

박상전·이창환·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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