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개 된 외교전문, 전체 25만건 중 1%에 불과

'최후의 심판 파일' 공개 땐 '핵 폭탄' 비슷한 파장 예상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진행형이다. 위키리크스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외교 전문은 전체 25만 건 중 1%도 채 되지 않는다. 판도라의 상자를 살짝 연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지구촌이 휘청거리고 있다. 이 상자 속에서 국제 외교 무대에 숨겨진 실상과 세계 지도자들의 솔직한 발언, 비화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직도 엄청난 분량이 남아 있는데다 특히 뇌관과도 같은 최후의 심판 파일이 공개될 경우 심각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위키리크스가 미 국무부와 각국 대사관들이 주고 받은 외교 전문을 공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9일. 위키리크스로부터 미리 정보를 전달받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세계 유력 언론들이 관련 보도를 쏟아내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외교가들이 격랑에 휘말렸다.

더구나 세계 각국 정부의 비난 목소리와 차단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키리크스는 25만여 건의 전문을 수개월에 걸쳐 폭로할 계획이어서 2차, 3차 파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위키리크스 측은 최근 미국 거대은행 한 곳과 관련된 수만 건의 자료를 내년 초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구나 위키리크스가 보험으로 전세계에 퍼뜨린 '최후의 심판 파일'이 공개될 경우 '핵폭탄'에 버금가는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파일은 256개의 암호 코드 없이는 도저히 열 수 없으며,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더라도 열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 정부도 미국 정부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감추고 파문을 수습하고 후폭풍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위키리크스 자료들을 분류하면 한국 관련 전문이 2천878건, 북한 관련이 2천596건에 달한다. 이 중 주한 미국대사관이 작성한 전문의 수는 1천980건에 달하지만 공개된 전문은 겨우 10여 건에 불과하다. 10여 건의 전문에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등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 사령탑들이 미국 관리들을 만나서 한 얘기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앞으로도 BBK 등 지난 대선 관련 문건을 비롯해 수천 건의 한국 관련 문서가 폭로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비밀에 속하는 외교교섭 과정이 대외적으로 낱낱이 공개될 경우 그 자체로 외교적 신뢰 관계에 문제가 생기며 대선 관련 문건이 폭로될 경우 상상할 수없는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위키리크스의 폭로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이에 따른 파장은 어느 정도일지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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