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시민들이 대중교통으로 갈아타고 있다.
직장이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김호준(32) 씨는 최근 5년째 동고동락한 자가용을 버리고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평소보다 20분 일찍 나와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김 씨는 한 달째 시내버스로 출퇴근하고 있다.
그는 "처음 기름값이 오를 때만 해도 '곧 내려가겠지' 하는 생각에 가격이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며 승용차를 타고 다녔다"며 "하지만 끝 간 데 없이 오르는 기름값을 더는 감당할 수 없어 버스로 갈아타게 됐다"고 했다.
고유가로 자가용을 세워둔 채 대중교통으로 갈아타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국내 기름값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국내유가는 ℓ당 1천944.71원이며, 대구지역 평균 기름값 역시 ℓ당 1천930.64원으로 1천900원대를 넘어선 지 오래다.
회사원 류종원(45) 씨는 "10년 넘게 운전했지만 지금처럼 기름값이 계속해서 오른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예전엔 출'퇴근하는 데 20만원이면 충분했던 기름값이 올해부터 30만원씩 들어간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차를 집에 두고 다닌다.
반면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승객이 늘면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18일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달 1~15일까지 도시철도를 이용한 승객은 총 541만8천820명으로, 하루 평균 36만1천254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3만7천881명)보다 6.9%나 증가한 것으로 1월과 2월 하루 평균 이용 승객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2%, 6.8%씩 뛰었다.
도시철도 관계자는 "고유가와 함께 지난 1월에 폭설까지 겹쳐 이용객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한동안 도시철도로 승객이 상당히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반겼다.
시내버스 이용객 역시 증가추세다. 올 1월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시내버스를 이용한 시민은 8천4만1천497명이다. 올해 1~3월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주중 하루 평균 이용객도 8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2만4천 명)보다 4.3% 증가했다.
대구시 서환종 대중교통과장은 "고유가 시대에 승객의 발이 되는 시내버스가 되도록 버스전용차로 단속과 승객 편의시설 설치를 통해 대중교통을 더 활성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노경석·황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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