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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민(住民)'이 '주인(主人)' 되는 지방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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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몇 지방정부의 곳간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많은 이들의 우려와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지 어느덧 20여 년. 한국의 지방자치는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질적인 발전까지 이끌어내지는 못하면서 이제는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영국의 정치학자 브라이스(J. Bryce)의 '지방자치란 민주주의 최고의 학교이며 민주주의 성공의 보증서'라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방자치가 가지는 의미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동시에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방분권과 주민참여 확대, 균형발전, 재정자립도 향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중앙 정부에 의존하는 '반쪽 자치'에서 벗어나 지역의 균형발전을 이루고 주민자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방의 자주재원 확대가 시급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조세체계는 국세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은 78.6%대 21.4%, 전국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 역시 52.2%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자체 재원으로 공무원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수십 곳에 이른다.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재정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하며, 법정교부세율을 상향 조정하는 등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비 지원 시 구에서도 일정률의 예산을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국고보조사업의 매칭 비율 또한 일방적으로 통일하는 대신 자치단체의 상황에 맞춰 유연성 있게 조정해야 한다.

2000년대 이후 급증하고 있는 복지사무의 경우 '결정'은 중앙정부가, '부담'은 지방정부가 상당 부분 안고 있는 만큼 그 부담을 줄여 재정 자율성도 높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지방정부 역시 선심성 행정을 비롯하여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인한 투자실패, 방만한 예산운용으로 야기되는 재정낭비 등 지방 살림을 어려움에 빠트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대구 남구청은 재정자립도(17.4%)가 전국에서 하위권에 속하지만 지금까지 빚이 없을 뿐만 아니라 드림타운과 드림스타트센터, 보건소 신축으로 주민들의 복지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 활력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앞산 맛둘레길 조성, 문화예술생각대로 조성' 등 굵직굵직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자체 세입이 많지 않은 남구청이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 데에는 주민과 머리를 맞댄 아이디어 사업과 '절약'을 곧 '예산'으로 생각하는 직원들의 알뜰 정신이 한몫을 하였다.

주민들의 생각과 요구가 100% 반영된 사업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졌으며 이는 정부 공모 사업 선정에도 큰 장점으로 작용되었다. 또한 올 한 해 해외연수와 축제를 없애고 평소 종이 한 장도 허투루 쓰지 않는 절약 정신은 건전재정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지방자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가경영 체계를 정비하는 데 있다. 아울러 지방자치의 중심엔 '주민'이 있어야 하며 지방정부는 주민과 가장 가까운 정부여야 한다. 21세기의 행정 패러다임인 지방분권은 우리나라 곳곳을 골고루 잘 살 수 있게 만드는 균형발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지금 우리는 '주민(住民)'이 '주인(主人)' 되는 지방자치제도를 확립하고 균형발전을 통해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방자치제도의 합리적인 행정'재정적 개선을 깊이 고민해야 할 때이다.

임병헌/대구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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