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록의 계절, 밖으로] 어린이, 숲 생태체험

새소리 듣고 야생화 찾고…자연놀이터 재미 최고

신록의 계절 5월이다. 주위에는 짙은 녹음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푸른 하늘과 싱그런 바람은 우리네 마음속에 한줄기 청량제를 선사한다. 신록은 아이들의 천진난만함과 같다. 푸름을 향한 자연의 섭리는 동심(童心)과 닮았다. 신록의 계절을 맞아 숲 생태체험을 떠나봤다.

이달 2일 오후 1시 꿈숲유치원(달성군 다사읍 매곡리) 원생 20여 명이 앞산 큰골에서 숲 생태체험에 나섰다. 숲길을 걸으며 숲의 소중함과 아름다움, 생물의 신비로움을 찾는 시간이다.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뒷다리가 쑥, 앞다리가 쑥~' 20여 명의 아이들이 숲길 입구 다리 위에 모여 흐르는 계곡물 아래 생물을 보며 합창하고 있다. 물 위로는 연분홍 복사꽃이 흩날리고 푸른 하늘과 초록의 숲, 새소리가 화답한다.

"안녕하세요" "네" "꽃은 꺾어도 되나요" "안 돼요" 아이들은 곽현숙 숲해설가의 구령에 맞춰 둥글게 원을 만든다. 손을 맞잡고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다람쥐처럼 앉아 있다가 일어나 기지개도 켜본다.

10여 분간의 가벼운 만남 뒤 본격적인 숲 생태체험을 위해 숲길로 들어섰다.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오르던 아이들은 산속의 모든 것들이 신기한 듯 소리친다. 숲길 가장자리에 핀 우산나물이 눈에 띄었다. 숲해설가가 아이들에게 "이것은 무엇일까요?"라고 묻자 아이들은 저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숲 길 가장자리에 피어있는 풀꽃과 초록의 나뭇잎을 관찰하며 숲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느낀다. 집단으로 서식하는 희귀 야생화인 각시붓꽃을 보며 신기해하기도 했다.

또한 아이들은 루페(돋보기)를 들고 풀잎과 나무껍질을 관찰했다. 6개의 나뭇잎을 관찰하며 서로 다른 모양에 대해 이야기했다. 루페를 통해 들여다본 나무껍질은 아이들에게 저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껍질 속 벌레알도 보고 동굴 모양의 나무껍질을 보며 상상력을 한껏 키웠다. 1시간 30분에 걸쳐 숲 생태체험을 한 아이들의 얼굴엔 마냥 기쁨이 넘쳐 보였다.

◆숲 유치원

대구시 앞산공원관리사무소는 오는 11월까지 자연과 교감하는 숲 유치원을 운영한다. 숲 유치원은 인성 교육에 이바지하기 위해 형식이나 규칙 통제는 최소화하고 아이들의 자율적 활동을 지향하고 있다. 교육활동은 체험교육, 생활교육, 감성교육, 창의성교육, 상상교육, 이성교육, 감성교육, 영성교육 등으로 진행된다.

숲 유치원은 단순한 견학 차원에서 벗어나 정기적으로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숲해설가를 고정 배치할 계획이다. 숲 유치원 대상지는 고산골 일원 2㏊ 정도의 부지로 자연물 그대로를 이용한 오감체험과 생태교육 공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아이들은 이곳에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며 즐길 수 있다.

이달 3일 오후 3시 꿈숲유치원 아이들이 싱그런 숲 속에서 생태체험에 여념이 없었다. 아이들은 유치원 옆 숲 속에 모여 거울을 통해 하늘 위로 비친 나무를 관찰하고 매트 위에 누워 눈을 감고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오감 체험도 했다. "나무가 물을 빨아들이는 소리가 들려요" "나무가 콩닥콩닥 숨을 쉬는 것 같아요"

최수빈 교사가 아이들에게 청진기를 나눠주며 나무에 대어 보라고 하자 아이들은 저마다 반응을 보였다.

또한 아이들은 자연생태밭에 심어 놓은 각종 나무와 상추, 고추, 감자, 오이, 토마토 등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었다. 갑갑한 도심의 고층아파트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마음껏 뛰놀며 동심을 키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마치 푸른 5월의 신록과 같았다.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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