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양서는 1970년대 초부터 산을 사랑했다. 지리산 뿐 아니라 대한민국 명산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취미생활로 테니스도 치고 각종 모임도 많이 가졌지만 산처럼 정직하고 좋은 곳은 없었기에 그는 십수 년 전부터는 아예 모임을 최대한 줄이고, 진정한 산사나이로 거듭나고 있다.
이런 전문가와 동행했기에 기자의 천왕봉 등정은 훨씬 수월했다. 대구에서 오후 10시에 출발해 다음날 오전 1시 30분 쯤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1시간쯤 지나자 입구에서 등반을 허락해줬다. 칠흑같은 어둠이 내린 이른 새벽에 등반길에 오른 것이다. 1차 휴식처는 칼바위. 50분가량 땀을 비오 듯 쏟으며 오른 뒤, 처음으로 잠시 쉬었는데 칼바위 아래 너른 바위에 누우니 지리산과 내가 하나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플래시를 끄고 누우니 세상이 완전 '블랙아웃'(black out)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또 법계사까지 쉬엄쉬엄 오르고, 이후 여명이 밝아오는 것을 봤다. 놀라웠다. 안개가 자욱하고 비도 추적추적 내렸다. 사진이 잘 찍히지 않을 정도로.
오전 7시쯤 되니 천왕봉 턱 밑까지 다다랐다. 천왕샘에서 목을 축이고 정상 공략을 감행했다. 허벅지에 근육이 뭉치고, 온몸이 땀에 뒤범벅이 된 상태에서 정상에 다다랐다. 오전 7시 30분. 5시간 만에 정상 정복이었다. 그런데 '한국인의 기상' 천왕봉 정상 비석에 오르자 마치 히말라야 산맥에 온 것처럼 비바람이 몰아치고 눈도 뜨지 못할 정도로 기상이 험악했다. 그래도 어쩌나? 이곳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10분가량 머물렀다. 한기가 느껴지고 바람 때문에 바위에서 떨어질 것 같았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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