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초수급·다문화·장애인·새터민부부 포항시 10쌍 무료 결혼식 '새출발' 지원

이달 7일 포항의 W컨벤션(옛 대왕예식장)에서 이색적인 결혼식이 열려 하객들의 눈길을 끌었다.(사진)

검은 턱시도와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한껏 멋을 부린 신랑과 신부는 15년 이상 동거를 한 부부들로 그동안 가정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는데 포항시가 이들에게 무료결혼식을 선물한 것이다.

이날 결혼식에서는 기초수급자 부부, 다문화가정 부부, 장애인 부부, 새터민 부부 등 모두 10쌍의 결혼식이 치러졌다.

예식은 합동결혼식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주고자 일반예식처럼 각 쌍마다 예식홀을 별도 배정해 시간대별로 가족, 친지가 모인 가운데 행복한 예식을 치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번 무료결혼식은 W컨벤션(회장 현상섭) 직원들이 '사랑나눔 일일호프'를 통해 얻은 수익금과 W컨벤션의 영업이익 중 일정 부분을 기탁받아 결혼식에 필요한 예식홀, 드레스, 턱시도, 신부화장, 사진, 비디오, 하객 음식 등 5천여만원의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 W컨벤션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10쌍의 동거부부에게 결혼식을 추진해 지금까지 59쌍의 부부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했다.

또 포스코 P.C.P봉사단이 경주 힐튼호텔 1박 2일 신혼여행 경비(200만원 상당)를 후원해 새로 출발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감동의 선물을 안겨 주었다.

이날 늦깎이 결혼식을 올린 K(40'포항시 대도동) 씨는 "15년 전 지금의 아내를 만나 2명의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루고 잘 살고 있지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해 결혼 사진이 없었다"며 "이번 결혼식으로 아내 얼굴에 웃음을 줄 수 있게 됐다. 늦었지만 이렇게 축복받는 결혼식을 올리게 돼 행복하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결혼식을 추진하고 직접 주례까지 선 김상태 포항시 주민복지과장은 "각계의 도움으로 생활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동거부부들에게 행복한 새 출발의 기회를 선사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결혼식을 통해 건강한 가정,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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