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맥주·라면 값 올려…물가인상 봇물터지나

하반기 식품·주류업계 확산

식품'주류업계가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해 경영난에 봉착했다는 이유에서다.

가격 인상의 신호탄은 하이트진로에서 터졌다. 하이트진로는 28일부터 맥주 출고가를 5.93% 인상했다. 하이트 병맥주 500㎖ 제품의 출고가는 1천19원에서 1천79원으로 60원 올랐다. 일반소매점 판매 가격은 이전 가격에 비해 평균 80원 정도 인상된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라면업계도 가격 인상을 알렸다. 삼양식품은 다음 달 1일부터 '삼양라면'의 가격을 700원에서 770원으로 10% 올리는 등 6개 품목의 권장 소비자가격을 5∼10% 올린다고 밝혔다. 2008년 3월 이후 4년 4개월 만의 인상이다. 삼양식품은 "라면의 주원료인 밀가루와 팜유 등의 가격 급등으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맥주, 라면 등의 가격 인상은 식품'주류업계 전반으로 퍼질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유지를 요청하면서 가격 인상을 보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스키 윈저를 판매하는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4월 공급 가격을 6%가량 인상하려 했다가 미뤘다. 그러나 이번엔 인상안을 꺼내들 기세다. 상반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1% 감소하는 등 타격이 적잖았다는 게 이유다.

CJ제일제당도 마찬가지. 최근 햇반과 다시다 등의 가격을 8~9% 인상하겠다고 유통업체에 전달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 4월 제품 출고가를 올리겠다고 대형마트에 통보했지만 가격 인상을 유보한 바 있다.

동원F&B도 참치캔 가격을 7.6% 올리기로 확정하고 유통업체와 가격 인상을 협의 중이다. 참치캔에 들어가는 가다랑어의 어획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어획량이 줄면서 가다랑어의 가격은 지난해보다 35%가량 올랐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곡물을 주 원료로 하는 제과'제빵업계도 가격이 들썩일 전망이다. 이달 20일 기준 국제 밀 선물가격은 t당 347달러로 지난달보다 43.8%,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서는 41.1% 상승했다. 국제 곡물가 변동은 통상 4~7개월 시차로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하반기 식품업계 물가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주류와 식품업체들을 중심으로 인상을 타진하는 업체들이 부쩍 늘고 있다"며 "특히 대선 정국이 본격화하는 10월 이전에 가격 인상 문제를 결론짓자는 업체들도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 발표가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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