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상가에서 발생한 화재로 대구 도심이 완전 마비됐다. 불은 발생한지 1시간 20분 만에 진압됐지만 교통마비 현상은 밤 늦게까지 이어져 무더위 속에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불이 난 시각은 30일 오후 5시 5분쯤. 긴급 출동한 경찰은 45분이 지난 뒤인 5시 5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 구간의 차량 진출입을 통제했다. 소방차 진입을 수월하게 하고 도로를 접한 상가에서 발생한 불길이 운행 중인 차량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
이 때문에 화재 현장 주변 도로를 운행 중인 차량과 인근 빌딩 주차장 내 차량들도 통제에 걸려 우왕좌왕했다. 경찰은 공평네거리 차량은 대구시청 방향으로, 중앙네거리 부근 차량은 대구역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인도했다.
그러나 중앙네거리와 공평네거리로 진출하려는 차량들은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모른 채 차량 통제를 피해 달구벌대로로 방향을 돌리면서 달구벌대로도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시내로 진입하려던 김용복(52'대구 동구 효목동) 씨는 "서성네거리에서 중앙네거리까지 40분간 갇혀 있었다"며 "라디오 교통정보를 듣지 못해 차가 왜 이렇게 밀리는지 몰랐는데 근처에 와서야 화재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처음에는 화재가 이렇게 크게 난 줄 몰라서 교통통제를 늦게 했고, 달구벌대로는 대구경찰청에서 경찰관을 파견받아 교통을 통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김철곤(50'대구 수성구 범어동) 씨는 "겨우 1시간 넘는 화재에 도심 교통이 이 정도로 마비된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 경찰과 대구시가 협조해 만일의 사태 때 차량흐름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면 이런 지경에 이르렀겠느냐"고 했다.
또 도시철도 1호선이 인접한 동성로에서 불길이 치솟자 시민들은 공포에 떨기도 했다. 주변 상가 업주들은 불길이 더 크게 번질까 크게 우려했고, 지나가던 시민들은 불길을 보자 혼비백산했다. 2003년 중앙로역 참사를 떠올렸던 것이다.
시민 안구남(50'여) 씨는 "버스를 타고 한일극장 앞에서 내렸는데 하늘에 검은 연기가 자욱하고 불길이 높게 치솟았다. 바로 옆에 지하도가 있어 또 2003년처럼 도시철도에서 불이 난 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이화섭기자 lhs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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