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사전적 의미는 '상대방의 경험, 정서, 생각 등을 상대방의 관점과 입장에서 이해하고 느끼는 감정적 공유 상태'이다. 한마디로 공감은 '역지사지'(易地思之'남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라)이다. 한자를 풀어보면, 易(바꿀 역), 地(땅 지), 思(생각 사), 之(갈 지)로 필자는 여기서 '地'를 삶의 장으로 해석해 본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다른 삶의 장 즉, '마음의 땅'을 형성하며 살아간다. 마음의 땅은 경험들의 차이로 그 모양이나 크기도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심지어 쌍둥이라도 마음의 땅은 같을 수가 없다. 경험치가 똑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른 경험으로 만들어진 '마음의 땅'은 소통에서도 중요하게 언급되는 다름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다. 결국 역지사지란 상대방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때 가능한 것이다. 만약 모든 사람이 '마음의 땅'이 똑같다면 굳이 그 땅을 바꾸어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다름에서 올 수 있는 차이를 인지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공감능력 확장은 물론 소통이 더 원활해질 것이다. 문제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기보다는 '나와 다르다' '저사람 이상하다' '왜 저럴까' 등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더운 여름, 모두가 여름휴가를 바닷가로 가자고 의견을 모으고 있는데 누군가가 바닷가는 가기 싫다고 한다. 이때 다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다 좋다고 하는데 웬만하면 같이 가면 되지, 희한한 사람이네' '꼭 저렇게 딴소리하는 사람이 있다니까, 왜 저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사람들에게 바다는 여름 휴가지로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마음의 땅에 인지되어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마음의 땅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픈 기억이 있는 곳으로 인지되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다를 싫어하는 것에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람마다 '마음의 땅'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럴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역지사지'한다면 공감능력이 더욱 확장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개인의 장(場)은 몸의 감각이나 마음으로 깨달아 형성되는 감정이다. '之'는 '걸어가다'라는 뜻으로도 사용되니 '역지사지'는 '상대방의 입장으로 생각해 상대에게 걸어가려는(다가가려는) 자세'로도 풀이된다. 상대방과 공감하려면 내가 먼저 상대에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상호작용을 일으켜야 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봄으로써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공감을 통해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박 순 임(글로벌공감교육센터장)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주진우, 김민석 해명 하나하나 반박…"돈에 결벽? 피식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