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예품 파는 수준 면세점, 경쟁 안될 걸?"

안도하는 부산 기존 면세점…소규모 업체 선정돼 안심, 대구경북 손님 유치

13일 부산 롯데면세점에는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쇼핑객들로 북적였다. 롯데, 신라 등 기존 면세사업자들은 지난 연말 관세청이 선정한 9개 시내면세사업자들이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3일 부산 롯데면세점에는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쇼핑객들로 북적였다. 롯데, 신라 등 기존 면세사업자들은 지난 연말 관세청이 선정한 9개 시내면세사업자들이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3일 오후 롯데 면세점 부산점. 부산 서면의 롯데백화점 8층에 자리 잡은 시내 면세점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구찌, 샤넬, 프라다 등으로 구성된 유명 제품관에는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일본 오사카에서 온 보카다 씨는"공항면세점보다 여유롭게 쇼핑할 수 있어 여행일정 중에 이곳을 찾았다"며 "브랜드도 다양해 쇼핑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롯데 면세점 부산점은 5천㎡(약 1천500여 평) 면적에 해외 유명브랜드와 국내 브랜드를 포함해 200여 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2천450억원으로 매출의 절반은 외국인이다.

최근 ㈜신세계가 인수해 신세계 면세점으로 바뀐 옛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은 매장면적 6천921㎡(2천93평)에 작년 매출은 1천600여억원이었다.

작년 말 관세청이 중소'중견기업에 시내 면세점 신규특허 계획을 밝히자 기존 면세점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롯데와 신세계는 비상 대책회의를 열며 긴장했다.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가 지난해 국감에서 대기업의 면세사업 독점에 따른 폐해 해소방안으로 나왔고 시내 면세점 확장으로 매출감소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연말 면세점 사업자가 공개되면서 대기업 계열 면세점들은 한숨을 돌렸다. 선정된 업체들이 대부분 유통경험이 없는 업체인데다 매장 면적이 기존 면세점 매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규모여서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 경북의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인 그랜드호텔과 서희건설은 유통경험이 없고 매장 면적이 소규모여서 롯데와 신세계는 안심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부산 시내 면세점에는 부산이나 경남뿐 아니라 대구경북의 해외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롯데 면세점과 옛 파라다이스 면세점은 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 면세쇼핑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한 셔틀버스를 지난 2009년까지 운영했다. 이 당시 파라다이스 면세점은 3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버스를 매달 10대 이상 대구에서 운행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구지역에서 부산 면세점을 이용하는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면세점이 셔틀버스를 운행하며 활발한 마케팅을 펼쳤다. 이런 수요를 고려해 다양한 업체들이 대구지역에서 끊임없이 면세점 오픈을 시도했었다"고 말했다.

롯데, 신세계 등 메이저 면세점 사업자들은 "신규 사업자들의 매장은 면세점 고객들이 기대하는 해외 명품이나 국내 인기 브랜드를 유치하기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 면세점 관계자는 "3천172㎡ 규모의 인천 송도 면세점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 매장은 민속공예품 판매점 수준에 지나지 않는 매장이 될 듯하다"며 "인기 브랜드를 유치하려면 공사비 등 부수적인 비용도 발생하기 때문에 대기업들도 보통 2, 3년은 적자를 본다"고 했다.

또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대구는 오랜 기간 백화점을 운영해온 대구백화점이 3천300㎡(1천여 평) 규모의 면세점을 운영하게 되면 부산 시내 면세점에도 어느 정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었지만, 예상 밖의 사업자가 면세점 운영권을 따 내심 안도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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