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3월의 광란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1982년 노스캐롤라이나대 1학년 때였다. 그해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남자 농구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그는 32초를 남기고 점프슛으로 역전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훗날 라이벌이 되는 패트릭 유잉(전 뉴욕 닉스)의 조지타운대를 침몰시켰다. 이 한 골로 그는 미 대학 농구 사상 가장 위대한 신입생이 됐다. 훗날 조던은 그 장면을 이렇게 회상했다. "던진 뒤 골이 들어갔는지 어떻게 됐는지 보지 않았다. 아니 보고 싶지 않았다. 곧바로 디펜스를 위해 달려가는데 관중들이 환호하는 소리를 듣고 골이 들어간 줄 알았다."

압둘 자바, 마이클 조던, 패트릭 유잉 같은 위대한 농구 선수는 모두 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 NBA(미 프로농구)의 전설이 되는 코스를 거쳤다. 그만큼 이 대회는 미국인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가장 큰 이벤트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한두 번쯤 경기장을 찾았다. 그래서 이 대회를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라 부른다. 올해에는 3월 19일부터 4월 8일까지 64개 팀이 토너먼트로 우승을 가린다.

3월에는 어디 '농구의 광란'만 있겠는가. 또 다른 광란의 축제인 리우카니발이 3월 초까지 계속되고 있고 미국에서 열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도 있다. 지역에서는 울진 후포항에서 열리고 있는 '울진대게와 붉은 대게 축제', 3월 28일부터 시작되는 영덕대게축제도 있다. 학교에서는 새 학기 시작과 입학식이 있으니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달이다.

겨울 추위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활력을 되찾는 시기이기 때문인지, 예로부터 3월은 혁명의 달이었다. 우리나라의 3'1운동, 동학농민혁명도 그러하지만, 제정 러시아의 로마노프 왕조를 끝장낸 1917년 2월 혁명이 일어난 것도 3월 8일이었다.(당시 제정 러시아는 현재 달력보다 1개월 정도 늦은 율리우스력을 사용했다) 독일, 프랑스, 헝가리 등의 혁명도 3월에 일어났다. 혁명은 '새로운 시작'을 뜻하는 것이니 3월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달이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다시 한 번 다잡고, 머릿속에만 맴돌던 계획을 몸으로 실천하기 더없이 좋은 때다. 만물이 생동하니 마음도 함께 움직이지 않겠는가. 조병화 시인의 '해마다 봄이 되면'이 생각난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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