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전 다이텍(DYETEC) 연구원 대회의실. 국방부와 육해공군, 해병대, 방위사업청 등 군 피복 및 장구류 책임자와 실무자 20여 명이 모여 협력체제 구축에 관한 회의를 했다.
회의에서 다이텍 연구원과 국방부 관계자들은 슈퍼섬유소재를 이용한 군용 제품화에 대해 질의를 주고받았다. 다이텍 관계자는 "지경부 과제 중 군과 관련된 사업이 3, 4개 있다"며 "군에 필요한 제품을 우리 연구원과 지역 섬유업체가 협력해 개발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섬유업체들이 군용 특수제품 개발에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 침구류와 군복 등 일반 제품에 기능성을 더하는가 하면 방탄복, 방탄차량 등 특수제품 생산을 위한 기술력까지 선보이고 있다.
◆군용 생필품에서 출발
지역 섬유업체들이 군용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됐다. 병원용 가운과 침구류 등을 생산하는 보광직물은 10여 년 전부터 국방부에 침구류 등을 납품해왔다.
보광직물 차순자 대표는 "군용 제품은 한 번 품질을 인정받으면 꾸준히 물량이 발생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대신 꾸준히 주문이 발생한다"며 "우리는 병원의 깐깐한 기준을 만족시킨 기술력으로 국방 분야에도 납품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보광직물은 이 같은 제품에 기능성을 더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제품을 군에 판매하고 있다. 회사는 2년 전부터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항균 기능의 가운과 매트리스 등을 국방부에 납품했다.
회사 관계자는 "항균 기능을 가진 제품을 사용하면 병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군에 제안을 했다"며 "매트리스와 함께 매년 3천 벌가량의 군의관 가운과 간호사복을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광직물은 더 나아가 자체 기능성 군납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차 대표는 "국내 군납 시장뿐 아니라 국외 군납 시장을 노리면 섬유업체엔 큰 도움이 된다"며 "우리는 2년 전 미국과 유럽지역 조달시장에 신청해 합격한 정상 등록업체다"고 말했다.
◆지역 섬유업체 속속 참여
보광직물뿐 아니라 지역 내 섬유업체들은 슈퍼섬유를 이용한 특수 군용 물품으로 최근 국방부를 사로잡고 있다. 경산 진량읍의 삼일방㈜은 다이텍과 함께 지난달 말 국내 최고 수준의 군 특수피복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2020년까지 신소재를 적용한 전투복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형 전투복은 인체공학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위장 성능, 방'투습 등의 기능 향상은 물론 IT 기능과의 접목 등이 요구된다. 삼일방은 이 같은 기능이 가능한 원단은 물론 여기에 더해 불에도 견딜 수 있고 여름철 열기 차단 및 겨울철 냉기를 막을 수 있는 고강력 전투복 개발을 준비 중이다.
삼일방 노현호 공동대표는 "소재 및 최적 방적 기술 등 직물조직 개발뿐 아니라 위장무늬 염색가공 기술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슈퍼섬유 융합소재인 아라미드 혼방 또는 아라미드 100% 원단으로 군 특수피복용으로 연간 수천만달러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외에 수출하는 지역 내 섬유업체도 나오고 있다.
방탄복을 생산하는 ㈜아르모프는 최근 페루 정부와 G2G 계약으로 승인된 스마트 경찰차량의 방탄 시공 800대 분량을 수주했다. 2009년 1인 기업으로 시작한 아르모프는 섬유복합재를 이용해 방탄복을 생산하고 있다. 아르모프는 다이텍과 함께 복합섬유를 이용한 방탄 기술을 개발, 국산 차량의 내부에 방탄판을 붙여 방탄차량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전성기 다이텍 원장은 "지역 섬유업체들이 일반 의류에서 나아가 산업용 섬유에 눈을 뜨면서 자연적으로 기능성을 갖춘 군납 용품에도 진출하고 있다"며 "다양한 기능을 가진 군용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우리 연구원뿐 아니라 다른 지역 연구기관들도 꾸준히 지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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