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바이러스 폭풍

바이러스 폭풍/ 네이선 울프 지음/ 강주헌 옮김/ 김영사 펴냄

태국 칸차나부리 주에 있는 팡트룩이란 마을에 살았던 6살 캅탄 분마누크는 인간 바이러스에 의해 사망한 첫 환자다. 그 지역의 많은 농장에서 키우던 닭들에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H5N1 '조류독감'이 유행했고, 캅탄은 이로 인해 사망한 최초의 환자가 된 것이다.

조류독감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번졌고, 지금도 캅탄을 죽음에 이르게 한 바이러스들이 신종, 변종으로 바뀌며 우리의 삶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1960년 과학자들은 전염병은 가까운 시일 내에 박멸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지만, 전염병은 지금도 이 땅에서 가장 치명적인 사안 중 하나이다.

바이러스는 지구에서 어떤 유기체보다 빠른 속도로 진화하지만, 다른 생명체에 비해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상당히 부족하다. 바이러스에서는 매년 새로운 것이 발견되며, 세대가 무척 짧아 진화 과정이 실시간으로 관찰될 정도이다. 또한 유전자와 혼합될 때 바이러스들은 신속하게 완전히 새로운 종을 만들어내고, 지독한 치사율을 지닌 채 엄청난 속도로 확산한다.

스탠포드대학교 인간생물학과 교수이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바이러스 전문가인 네이선 울프는 이 책을 통해 치명적 신종, 변종 바이러스들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며, 대유행병 판데믹(세계적인 전염병이 유행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 세계보건기구의 전염병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등급)을 막을 강력하고 혁명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네이선 울프는 무엇보다 바이러스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지구의 마지막 미개척지인 병원균의 세계에 주목한다. 인간의 진화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몇몇 사건들을 자세히 분석하고, 역사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인간과 병원균 간의 상황관계를 밝혀내고 있다. 148쪽, 1만5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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