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진정한 물관리 어떤 것일까?

주말이면 강정고령보 관리소의 전화기가 종일 울린다. "지하철역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자전거 도로는 개통됐나요? 캠프장이 있나요? 경관조명은 몇 시까지 하나요?"등등. 가족들 혹은 친구들끼리 산책도 하고 구경도 하기 위해 강정고령보를 많이 찾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진정한 물 관리란 어떤 것인가?' 물 관리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이러한 의문을 하나씩 풀어나가고자 한다.

물 관리의 가장 기본적은 목적은 무엇인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하여 낙동강 경북 수계 6개의 다기능 보는 수자원 확보(3.6억㎥)를 통해 '12년 가뭄을 해결하였다. 대구기상관측소 기준 2012년 1~6월 총 강우량은 241mm로 예년(2002~2011년) 같은 기간 총 강우량(280mm)의 86% 수준이다. 예년보다 약 1m 높은 수위(낙동강 본류 주요 수위관측소 14개소 기준)를 유지함으로써 이상기후에 의해 가뭄이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인 보 운영을 통하여 가뭄에 영향을 받지 않고 물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여 물관리를 통한 이수 효과를 보여 주었다. 또한 태풍 '산바' 등 3개의 연이은 태풍에도 불구하고 4대강 인근 지역의 홍수 피해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도 치수의 효과를 입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물 관리의 기본 방향은 이수와 치수라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다. 그러나 물관리의 기본 목적에만 충실한 것이 '진정한 물 관리' 인지는 재고해 봐야 할 것이다. 물 관리의 부가적인 효과로 물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이후 강정고령보의 방문객은 꾸준히 증가, 114만 명(2013년 2월 말 기준)에 이르렀다. 예전에는 강 주변에 불법으로 경작하거나 낚시를 하는 몇몇 사람들만 보였는데 지금은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이 함께 모여 자전거도 타고 산책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물 관리의 기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면서 부가적으로 국민에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물 관리 방향이 아닐까 한다.

앞으로 10년 안에 한국의 4대강 자전거 도로가 최고의 자전거 여행지로 선정되는 일을 상상하며 물 관리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부산에서 안동까지 약 3일에 걸쳐 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은 휴가 계획이 될 것이다.

진광호/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중부물관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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