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봄의 향연이 시작됐다. 봄바람이 목덜미를 간지럽힌다. 여기저기서 꽃망울 터지는 소식이 들려온다. 산수유,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차례로 화사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주말이면 너도나도 봄 내음을 맡기 위해 자연을 찾아 나서고 있다. 신천 둔치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수성못유원지에 활짝 핀 산수유와 개나리, 벚꽃이 봄을 알리는 전령사다.
◆봄 봄 봄!
주말마다 따스한 봄볕과 꽃샘추위가 번갈아 가며 봄을 채근하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16~20도까지 치솟은 지난주말 팔공산과 대구수목원, 앞산 등에는 봄꽃을 보려는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대구수목원은 오전부터 차량이 밀려들기 시작해 점심시간 쯤에는 주차장이 포화상태를 이뤘다. 하지만 봄꽃 구경을 위해 집안을 탈출(?)한 시민의 바람과는 달리 수시로 심술을 부리는 꽃샘추위 때문에 아직 대부분 꽃나무들이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아 꽃마중 나온 시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나뭇가지가 이제 막 연둣빛으로 변하는 숲에 앉아 맑은 공기와 봄 햇살을 즐기면서 새봄을 알리는 산수유와 살구꽃에 만족해야 했다. 아들 가족과 함께 온 김태조(77'대구 북구 태전동) 할머니는 "꽃도 없는데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이 찾아오는지 모르겠다"며 섭섭해 했다.
대구 침산동에 사는 이영구'이화연 씨 부부는 "수목원은 아직 꽃구경하기가 이르지만 봄은 우리 집 난간에 있는 꽃 중 베고니아를 타고 오는 듯하다"며 "미의 극치를 이루는 새 잎사귀의 태동과 앙증맞은 꽃이 펼치는 오묘한 대향연은 창조주의 신비로운 선물"이라고 했다.
◆팔공산 봄나들이
팔공산은 계절마다 다른 특성을 보여준다. 요즘은 때 이른 꽃구경 인파와 등산객이 어우러져 주말이면 팔공산 일대가 북적인다. 대구경북 곳곳에 봄꽃의 향연이 시작되었지만 팔공산은 아직도 봄을 느끼기에는 이른감이 있다. 대구에서 가장 늦게 벚꽃이 피는 곳이지만 시민들의 마음은 성급하다.
지난주말 팔공산 일대에 등산객들이 몰려들어 팔공산 순환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복잡했다. 오전부터 밀려들기 시작한 차량은 오후 5시가 넘어서면서 극심한 정체현상으로 이어졌다. 꽃을 보지 못한 아쉬움의 발길은 팔공산 정상으로 향한다.
등산코스는 매표소에서 시작하는 동화사코스, 동화사 집단시설지구에서 출발하는 탑골(야영장) 코스, 파계사 코스, 수태골(부인사) 코스, 갓바위 코스, 백암동 코스, 가산산성 코스, 은해사 코스, 치산리 코스 등 다양하다. 요즘은 수태골과 가산산성 코스가 가장 인기다. 수태골 코스 주변엔 평일에도 '팔공산 미나리'를 즐기는 행락객과 등산객들이 어우러져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찻집'카페에도 봄 손님 만원
팔공산엔 몇몇 찾집들이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파계사 인근에도 새로운 '찻집 동네'가 조성됐다. 지난주 팔공산 파계사 인근의 허브차 전문카페 '허브위'. 이곳은 입소문을 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허브향이 가득한 실내에는 평일에도 불구하고 30~40여 명의 손님이 얘기를 나누며 허브차를 즐기고 있다. 이곳은 4, 5월이면 온통 보라색 향연이 펼쳐진다.
이곳 주인 신성화'조원영 씨 부부는 "이곳은 기온이 낮아서 다른 곳보다 꽃피는 시기가 2주일 정도 늦다"며 "다음 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꽃 잔치가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경산 와촌 방면에도 특이한 음식점과 찻집들이 들어서고 있다. 갓바위 뒷길 찻집 '고운님 오시는 길'은 자두밭으로 둘러싸여 있다. 다음 달 중순이면 연두색 꽃으로 둘러싸여 마치 동화 속의 찻집 분위기로 바뀔 것이라고 한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트럼프, 중동상황으로 조기 귀국"…한미정상회담 불발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