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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값 내려도 수입은 늘어…양돈농가 '한숨'

돼지 사육두수 증가로 돼지고기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데도 돼지고기 수입량이 지난해 9월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양돈 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0일 기준 전국 평균 돼지고기(탕박'1kg) 경락가격은 3천654원으로 지난해 4천187원, 2011년 5천288원보다 각각 12.73%, 32.60% 하락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폭락한 것은 공급증가 때문이다. 돼지고기 사육 두수는 2010년 988만 마리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2011년 817만 마리로 뚝 떨어졌다가 2012년에는 991만 마리 수준까지 올라섰다.

국내 돼지 도축 두수는 지난해 9월 118만3천648 두에서 10월 139만417 두, 11월 143만6339 두로 증가하며 구제역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량이 증가한데는 양돈농가들이 구제역 이후 사육두수를 늘린 것도 있지만 돼지 생육환경이 좋아진 것도 한 원인이다.

양돈업계 관계자는 "구제역 파동 이후 돼지 축사에 대한 관리가 철저해지면서 돼지 생육환경이 좋아졌고, 중간에 죽는 돼지 수가 줄어 출하물량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돼지고기 수입량 증가도 가격하락 요인이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돼지고기 수입량은 작년 9월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돼지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9월 1만2천222t에서 11월 1만9천611t, 올 1월 2만7천375t으로 증가했다.

특히 미국산 돼지고기의 경우 2012년 9월 3천220t에서 올 1월 1만5천495t으로 수입량이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3월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가 낮아지면서 수입량도 급증한 것. 기본관세가 25%인 냉동삼겹살은 미국산의 경우 FTA가 발효된 지난해 16.6%로 낮아졌고, 올해는 8.3%까지 떨어졌다.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에 따르면 "8~10개월 동안 110kg 돼지 한 마리를 길러서 팔면 12만원 손해가 난다"며 "이 상태로 3개월 이상 방치하면 전체 양돈농가 80%가 파산으로 몰리게 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4~5월 돼지고기 도축 마릿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평년 동기보다는 19.4%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돼지고기 생산량도 각각 18.0%, 21.7% 증가해 4월 지육가격은 2천900~3천100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농협은 사상 유례없는 돼지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돈농가를 돕기 위해 국내 대기업을 포함한 2천여 기업체를 대상으로 소비확대 캠페인에 들어간다. 또 돼지 산지가격을 지지하기 위해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어미돼지 10% 감축 및 조기출하 등 산지물량 조절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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