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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생로병사, 까만 고무에 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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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석 '꽃' 작품전

장준석과 전시실
장준석과 전시실

꽃에도 생로병사가 있다. 싹이 나고 꽃이 피고, 또 진다.

그동안 '꽃'에 주목해오던 장준석이 꽃의 생로병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에서 6월 30일까지 열리는 기억공작소 전시에서 이런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지금까지 꽃을 많이 피워왔죠. 꽃이 만개해 있는 화려한 모습이 우리 같았거든요. 이번 전시는 꽃에 대한 종적인 느낌을 강조했어요. 깊이를 더 가지는 거죠."

그동안 작가는 글자 '꽃'을 입체로 형상화한 조각 작품으로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왔다. 작은 '꽃'글자를 무수하게 배열해 고유한 패턴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원색의 조각 작품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가장 감성적인 단어인 '꽃'을 건조하고 인공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색다른 감성을 일으켜왔다.

그동안 화려한 컬러의 아름다운 '꽃' 작품을 해왔다면 이번 전시에는 온통 검은 꽃이다. 색을 의도적으로 다 뺐다. 검은색은 죽음이기도 하고, 또 다른 희망이기도 하다. 바닥에는 검은색의 기호 '꽃'으로 가득 채워진 반복된 문양이 합성고무로 만들어져 있다. 또 벽에는 반투명 종이에 목탄으로 '꽃'이란 글자가 그려져 있다.

글자 '꽃'을 연결해 고무로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관객이 참여하는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컸어요. 이번에는 시각에만 국한된 꽃이 아니라, 직접 밟고, 느끼는 작품이 되었으면 해요."

정종구 봉산문화회관 전시기획담당자는 "작가는 꽃처럼 상징의 의미가 관습화된 대상의 환상을 거부하고 밟으면서 대상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기대하는 것은 아닐까"하고 되물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스테인리스로 만든 '꽃' 작품을 선보인다. 관객은 이 작품 앞에 서면 마치 거울처럼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작가 역시 거울 앞에 섰다. 초심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의미에서, 스스로를 돌아봤다고 한다.

"꽃의 화려함만 볼 게 아니라, 어떻게 지고 어떻게 새롭게 피는지 느껴봤으면 좋겠어요." 053)661-3081.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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