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마트폰 볼 때 '눈물' 눈이 보내는 피로 신호

안구건조증

눈이 충혈되고 따갑거나 또는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을 느끼면서도 정작 이런 증상이 눈물이 부족해서 생기는 안구건조증 때문임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눈이 충혈되고 따갑거나 또는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을 느끼면서도 정작 이런 증상이 눈물이 부족해서 생기는 안구건조증 때문임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구시 달서구 장기동에 사는 주부 강미연(가명'48) 씨는 눈이 따갑고 뻑뻑해지는 느낌 때문에 잠시도 책을 읽기가 힘들었다. 특히 오후가 되면 더 심해져서 책이나 TV를 보는 것은 포기하고 그저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있을 때가 많았다. 처음엔 그저 피곤해서 그러려니 생각했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고, 진단 결과 '안구건조증'이라는 말을 들었다.

◆40대 후반 중년 여성에게 흔해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많이 증발해서 생긴다. 눈 표면은 눈물막에 싸여 있다. 눈물막 중에서 가장 바깥쪽에 공기와 만나는 부분에는 기름막이 있어서 눈물의 증발을 막고, 부드럽게 뜨고 감도록 해준다. 그 안쪽에는 점액과 물 성분이 섞인 겔 상태를 형성해 눈 표면 세포를 보호한다. 건강한 눈물막은 깨끗한 시력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만약 눈물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눈이 시리고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이물감이 있으며 콕콕 쑤시는 느낌을 호소한다. 쉽게 눈이 피로해서 잘 뜰 수가 없다. 눈을 감고 있으면 편하며, 눈을 뜨면 증상이 심해진다. 특히 찬바람을 맞으면 눈이 자극을 받아 반사적으로 눈물이 줄줄 흐르며, 심한 경우엔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겉으로 보면 약간 충혈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증상은 대부분 오후가 되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잠을 잘 때엔 눈물 생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뜰 때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장시간 책을 읽거나 TV를 볼 때, 특히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때 오래 집중하기 때문에 눈 깜박임 횟수가 줄어들고 눈 표면이 마르기 때문에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나이가 들면 눈물 분비량이 자연히 줄어든다. 안구건조증은 주로 여성, 특히 폐경기 여성에게 많다. 대개 40대 후반 중년 여성에게서 흔히 발견된다. 그러나 대부분 환자는 막연히 만성 결막염쯤으로 알고 지낸다. 관절염이 있는 사람에게도 나타나며, 입 안이 마르는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눈꺼풀 염증이나 지나친 컴퓨터 사용도 원인이 된다. 이 밖에 항고혈압제, 항우울제, 감기약, 이뇨제 등의 약물 복용이나 눈물샘 질환, 안구 주위 외상으로 인한 눈물관 막힘도 원인이다.

◆눈물이 마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가장 흔한 치료법은 인공 눈물이다. 하지만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눈물층은 각막에서부터 점액층, 수성층, 지방층으로 나뉜다. 수성층이 부족하면 인공 눈물을 넣고, 지방층 부족으로 눈물이 증발한 경우라면 눈꺼풀 염증 치료를 한다. 안구 염증이 주된 원인이면 항염증 치료를 한다. 경우에 따라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수술은 눈에서 코로 이어져 있는 눈물길을 막아 눈물이 눈에 더 오래 남아있게 해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눈이 마른 증세가 심하면 각막이 말라 시력이 심하게 나빠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에 눈물이 마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내 공기가 건조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밀폐돼서 공기가 탁한 곳, 먼지나 바람이 많은 곳, 에어컨이나 히터 바람을 직접 쐬는 곳, 담배 연기가 많은 곳 등은 피해야 한다. 머리 염색약, 헤어드라이어, 스프레이 등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 들어 어린이 안구건조증 환자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기 등을 많이 들여다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어른들은 인공눈물을 넣거나 안과를 찾아 치료를 받지만 어린이들은 안구건조증이 있어도 쉽게 알아채지 못한다. 안구건조증은 성인이 된 후 시력이 나빠지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을 못 하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도움말=영남대병원 안과 이상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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