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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백일장] 시1-반어(反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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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규(대구 서구 비산1동)

때로는

그저 침묵하는 것이

몇 마디의 말보다 나음을

나는, 우리는

알고 있다.

어느덧 서늘해진 바람 아래,

초라하게 웅크린

작은 노파(老婆)의 발앞에 흐트러져 있는

시들은 채소들을 보았을 때,

한창 혼잡한 버스(Bus) 안,

위태롭게 비틀거리다

등에 업은 아이가 칭얼대자 어찌할 줄 모르는

젊은 여자를 보았을 때,

높은 빌딩(Building) 아래,

바쁘게 지나가는 구두굽 사이,

두 개의 다리 대신

네 개의 바퀴를 안고서 점점 밑으로 가라앉는

어느 걸인(乞人)을 보았을 때.

인생을 살다 보면

그저 모른 척하는 것이

몇 번의 행동보다 나음을

너도, 너희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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