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정치적 위상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대통령을 연속으로 배출했지만 부산경남세가 위세를 부리고 있는 반면 대구경북세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대구경북은 지난 대선에서 80%의 지지율로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킨 '일등공신'이지만 새 정부의 핵심 요직에서는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청와대에서 TK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9명의 수석비서관과 비서실장 등 10명의 청와대 핵심 요직에서 TK는 찬밥이다. 그나마 곽상도 전 민정수석이 유일한 TK출신이었지만 이번 청와대 개편에서 밀려나면서 TK는 전무하다.
박 대통령의 이번 청와대 개편에서 지역적인 배려를 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부산경남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왕실장' 김기춘 비서실장이 경남 거제에서 3선 의원을 지낸 PK출신인데다 홍경식 민정수석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등 3명이 경남 출신이다.
부산경남의 득세는 대구경북의 정치적 위상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연속으로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자긍심은 새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초라해지고 있는 지역정치권의 위상으로 빛이 바래고 있다.
문제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대구경북 출신 정치적 인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정도가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에 경선을 통해 집권여당 원내대표로 당선돼 제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박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청와대와 내각에 TK 출신 기용을 기피하고 있는 한 TK정치권의 위상은 국회와 새누리당 등을 통해 확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회와 정치권에서는 철저하게 선수(選數)와 정치력이 우선시된다. 그런 점에서 TK정치권의 자원은 절대 부족하다.
대구 12명, 경북 15명 등 27명의 국회의원인데 반해 부산(18명), 경남(16명)은 34명으로 대구경북에 비해 7명이 더 많다, 선수 높은 국회의원도 더 많이 배출했다.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경쟁이나 국회의장을 노리는 인사들이 부산경남에서는 적지 않지만 대구경북에서는 없다. 4선 이상 국회의원이 이한구(대구 수성갑) 전 원내대표와 이병석 국회부의장밖에 없다.
반면 부산경남에서는 차기 당권 도전이 확실시되는 김무성 의원(5선)과 국회의장을 노리는 정의화 의원(5선) 외에 서병수'이주영 의원(4선) 등이 버티고 있다. 지역정치권에서도 정치력을 갖춘 지역 출신 정치인의 선수를 높이면서 차세대 주자를 키워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지난 10여 년간 박근혜 대통령 한 명으로 대구경북의 정치적 위상을 만들어왔고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며 "대구경북의 정치력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절치부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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