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몬 소로비치(칼 마르코빅스)는 독일에서 '위조의 왕'으로 불리며 향응에 젖어 살던 중 경찰에 체포된다. 유태인이던 그는 포로수용소로 끌려가지만, 뛰어난 그림솜씨 덕에 나치 친위대 간부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며 다른 포로들보다 나은 대우를 받으며 지낸다. 어느 날 소로비치는 작센하우젠 수용소로 이감되어 전직 인쇄공, 식자공, 화가, 사진작가, 은행원 등과 함께 '베른하트 작전'에 투입된다. 대규모 위폐 생산에서부터 여권과 공문서까지 위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작전은 적국의 화폐를 대량으로 위조해 경제를 무너뜨리겠다는 구상이었다. 이 작전을 구상한 소령 헤르조그는 소로비치를 책임자로 내세워 위조전담반을 구성하고 포로들의 목숨을 담보로 전례 없는 대규모 위조지폐 생산을 지시하게 된다.
2차 대전의 막바지였던 시기, 위조전담반 소속 포로들은 자신들이 만든 위조지폐가 연합국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지 뻔히 알면서도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나치의 명령을 따라야만 했다. 결국 이들은 영국 잉글랜드은행조차 위폐가 아니라고 보증할 정도로 정교한 파운드화를 제조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낀 포로의 방해로 달러화 위폐 생산에 계속 차질이 생긴다. 영화는 생사여탈권을 쥐고 명령을 내리는 자와 살기 위해 명령에 따르는 자, 그리고 영혼의 양심에 따라 명령을 거부한 자의 운명을 통해 인간에게 있어서 최선의 선택이란 무엇인지 그려내고 있다. 이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천재 위조가 살로몬 소로비치는 1960년대 탱고의 고향인 아르헨티나에서 사망했다. 또한 작전에 참여했던 사람 중 한 명인 아돌프 브루거는 2006년에 '악마의 공장-작센하우젠 위조지폐 공작소'를 공개하며 본 작품 제작의 밑거름이 됐다. 2007 독일 아카데미 6개 부문 노미네이트과 함께 남우조연상 수상, 2008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러닝타임 98분.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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