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대표적인 도심 휴식처인 신천둔치가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곳곳에서 화투판이 벌어지고 음주'흡연에다 출입이 금지된 오토바이까지 산책로를 종횡무진하는 바람에 불편과 불쾌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아직도 공공장소를 마치 제 집 마당처럼 여기는 의식 낮은 시민이 많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총 24㎞에 이르는 신천둔치만큼 많은 시민이 언제든 찾아와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운동할 수 있는 공간도 대구에서는 그리 많지 않다. 깨끗하고 쾌적한 주변 환경과 공공질서가 잘 유지된다면 신천둔치는 그 어느 곳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아름다운 공간이다. 하지만 목줄도 없는 애완견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담배 연기와 쓰레기로 어지럽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무엇보다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사항을 망각하는 것은 스스로 시민 자격을 내팽개치는 일이다. 기초 질서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시민 한 사람 한 사람 예외 없이 지켜야 하는 공통의 의무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나의 잘못된 행위가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갖는다면 많은 시민이 지금처럼 불쾌감을 느끼고 눈살 찌푸리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일일이 행정력을 동원해 제재하고 경고해야 듣는 둔감한 시민이라면 아예 신천둔치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
공공 휴식 장소에 금지 표지판과 플래카드를 내걸고 무질서 행위를 경고하는 것은 후진국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일이다. 아직도 우리의 시민 의식이 이 정도의 수준이라면 부끄럽게 여기고 반성해야 한다. 선진 시민 의식은 '나'의 편의가 아니라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제는 성숙한 시민 의식에 스스로 눈을 뜰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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