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분쇄·추출 한번에, 내가 우리집 바라스타∼

유난히 뜨거웠던 한여름 무더위가 물러나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코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따뜻한 차 한잔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전 세계에서 물 다음으로 소비량이 많은 커피는 커피나무 열매의 씨를 볶아서 만든 원두나 가루를 원료로 한 것으로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닌 기호 음료다. 특히 최근에는 커피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가정에서도 카페와 같은 맛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실정. 결혼시즌을 맞아 혼수 필수 품목으로 꼽힐 정도여서 결혼 선물로도 인기가 높다.

◆가정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

집이나 직장에서 직접 커피를 뽑는 커피메이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종이필터를 이용하여 원두커피를 뽑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가정이나 회사에서 수증기의 압력을 이용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급 커피메이커인 에스프레소 머신은 2000년부터 국내에 수입되기 시작했으나 워낙 고가라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커피전문점을 통한 고급 커피가 일반화하면서 부쩍 소비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커피메이커는 종이필터를 끼우고 원두커피 가루를 넣은 뒤 기계를 작동시켜 분쇄된 커피 입자 사이로 더운물이 통과해 커피가 나오는 '드립 커피머신'과 높은 수증기 압력을 이용해 커피 원액을 뽑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커피메이커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커피를 뽑는 드립 커피머신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데, 필터를 통해 커피를 우려내는 방식으로 커피 오일까지 걸러져 커피 풍미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높은 수증기 압력을 이용해 커피 원액을 뽑아내는 '에스프레소 머신'은 커피 본연의 향과 맛을 더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증기 압력으로 30초 내의 짧은 시간에 일반 커피보다 5배가량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우유 거품을 낼 수 있는 스팀 기능이 있어 카페라테, 카페모카도 직접 만들 수 있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은 크게 전자동과 반자동 2가지로 분류된다. 전자동 제품은 원두를 넣고 버튼만 누르면 분쇄부터 추출까지 한꺼번에 해결된다. 맛의 농도나 에스프레소 위에 생기는 거품(크레마)을 취향에 맞춰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한 번에 여러 잔을 만들 수 있으며, 자동 세척 기능, 물때 제거 기능 등도 갖췄다. 스팀 기능이 있어 우유를 데우고 거품을 내 고급 카푸치노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반자동은 원두를 갈아 넣어야 하지만 가격이 10만원에서 100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자동으로 세척까지 되는 전자동 제품과 달리 호스, 물탱크 등을 일일이 씻어 줘야 하고, 한 번에 1, 2잔만 만들 수 있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캡슐 머신? 모카포트?

커피전문점이 아닌 집에서도 고급 커피를 즐기고 싶어하는 '홈카페'족이 늘면서 가정용 캡슐커피 머신이 대중화 되고 있다. 네슬레의 '네스프레소' 캡슐은 모두 블랙 커피로만 구성돼 있다. 블렌디드 에스프레소 7종, 퓨어 오리진 에스프레소 3종, 룽고 3종, 디카페인 3종 등 16종이다. 16가지 캡슐 커피는 원두의 원산지와 로스팅 방식 등이 각각 달라 고유한 향과 맛을 갖고 있으며 커피 강도도 1~10까지 다양하게 분류돼 있어 입맛대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네스프레소' 캡슐은 종류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800~900원 선으로 저렴하다. 인기 모델인 픽시의 머신 가격은 29만9천원.

만일 에스프레소 입문자라면 값비싼 에스프레소기를 구입하는 것보다는 저렴한 모카포트부터 고려하는 게 좋다. 모카포트는 에스프레소기와 같은 원리로 에스프레소를 만들지만 가격은 4만∼8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다만 크레마와 에스프레소 추출량이 에스프레소기보다 적은 게 흠으로 꼽힌다. 모카포트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는 비알레티로, 크레마를 만들 수 있는 내부 압력 밸브 유무에 따라 브리카와 모카 익스프레스의 2가지 종류로 나뉜다. 압력 밸브가 있고 에스프레소 2잔을 만들 수 있는 비알레티 브리카와 압력 밸브가 없고 에스프레소 3잔을 만들 수 있는 비알레티 모카익스프레스가 대표적이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카페에서처럼 집에서도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제품. 그 외에도 프레스식 커피 여과기도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백프라자점 생활팀 김문기 과장은 "요즘 같은 불황에 매번 커피전문점을 찾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커피만큼은 줄일 수 없는 커피 마니아들의 에스프레소 머신 구매가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혼수에도 커피머신이 인기품목으로 떠올라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며 "이에 맞춰 최근 복잡하고 불필요한 기능을 뺀 실속형 제품도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