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라스포트워스국제공항(DFW Airport)은 연방정부의 권유로 달라스시와 포트워스시가 공동으로 건설을 추진해 1974년 개항됐다. 공항위치도 두 도시의 중간지점에 입지하고 공항이름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달라스포트워스국제공항 건설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다. 공항의 위치 문제 등으로 인해 달라스와 포트워스 간 대립과 갈등이 매우 심각했다. 그러나 결국 연방정부의 설득과 압박에 의해 지금의 세계적인 공항이 건설된 것이다.
이 공항은 활주로 7개, 여객터미널 5동, 화물터미널 4동 등을 갖춘 대형공항으로 미국에서 항공기 운항편수가 3위이며 취항항공사는 50개사가 넘고, 세계 500대 기업 중에서 16개 회사의 본사가 주변에 위치해 있는 세계적 국제공항이다. 아메리칸 에어라인(AA)의 허브공항이기 때문에 아메리칸 에어라인 회사의 여객기 비중이 약 85%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여객수송실적은 약 5천300만 명으로 인천공항의 약 1.36배 정도다. 연간 물류수송실적은 약 60만t으로 매우 많으며, 이는 항공물류 수송실적이 세계 2위인 인천공항의 약 25% 수준이다.
달라스포트워스국제공항이 만들어지기 이전인 1927년, 달라스시는 포트워스시에 공동공항 건설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두 도시는 각각 달라스 러브 필드와 포트워스 미참 국제공항을 만들고 정기 항공편을 운항했다.
그 이후 연방정부에서는 10여 년이 지난 1940년에 당시 급증하는 항공수요를 고려하고 국가경쟁력 강화와 이들 두 지역의 공동발전을 위해 대규모 신공항 건설을 결정해 투자재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달라스시와 포트워스시의 동의를 얻지 못해 이 계획은 추진되지 못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1960년 연방정부에서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했다. 포트워스시의 지역공항 이용객은 같은 영향권에 입지한 달라스 러브 필드 공항의 영향으로 계속 줄었다. 1960년대 중반에는 달라스시가 텍사스주 항공 교통의 49%를 차지할 때, 포트워스시의 비중은 1%에 불과해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961년 미국 연방 항공국(FAA)은 달라스시와 포트워스시의 두 지역공항에 대해 더 이상의 개별 투자를 거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용객이 없는 공항을 가진 포트워스시와 공항시설 확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달라스시의 입장에서는 강력한 제재인 것이다. 그때부터 두 도시에서는 신공항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위치 선정 논의를 계속하던 두 도시는 1964년 연방 정부의 지시 이후 마침내 위치 선정에 합의하게 되었고, 새 공항의 위치는 두 도시의 중심지에서 거의 완벽하게 중심점에 해당하는 곳이었다. 해당 부지는 1966년 두 도시에 의해 매입되고, 1969년 착공해 1974년 개항하게 됐다.
현재 우리 지역의 김해공항과 대구공항이 처한 입장은 당시 미국의 두 공항과 매우 유사하다.
김해공항은 이용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로 시설확장이 시급하나 활주로 등 이착륙 시설의 확장이 불가능하고, 대구공항은 최근 수년 동안 고속철도, 고속도로 등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수요가 많이 준 상태다. 이에 정부는 김해공항에 대해 임시방편으로 터미널시설만 확충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남권 5개 광역단체는 10년 전인 2005년부터 세계화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급증하고 있는 항공수요에 대응하고 국가경쟁력 강화와 남부경제권의 공동발전을 위해 국내 제2관문공항 건설을 요구하였고, 정부는 2007년 그 당위성을 인정했다. 그 이후 경제성 문제와 공항입지에 대한 지역갈등 문제 등으로 신공항 추진과 중단이 반복되다가 현 정부에 와서 다시 재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미국의 달라스포트워스국제공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신공항의 입지 등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지역 입장을 조정해 국가적 차원의 결단을 기대한다.
정웅기/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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