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소하천 정비, 졸속이나 빈틈 없어야

대구시가 지방하천 정비사업 차원에서 지역 소하천을 주민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그동안 거의 방치되다시피한 소하천을 친수공간으로 바꾸는 이 계획은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정주 여건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정비에 따른 환경 훼손 등 부작용도 없지 않은 만큼 치밀한 계획이 요구된다.

대구의 지방하천은 모두 26개로 총 길이만 190㎞에 달한다. 시가 순차적인 정비 계획을 세우고 우선 동화천과 달성 금포천, 욱수천, 불로천, 팔거천, 하빈천, 율하천 등 15개 하천에 2천9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동화천은 지난 6월 가장 먼저 사업이 마무리됐고 2011년 생태 복원 작업이 시작된 범어천(두산오거리~어린이회관)도 올 연말이면 도심 생태하천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무엇보다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의 정비는 소하천 정비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거의 물길이 끊긴 신천은 1990년대 신천종합개발을 통해 인위적으로 물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정비되면서 변신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어 2009년 2단계 생태 하천 조성사업을 통해 친환경적인 하천으로 완전히 탈바꿈해 이제 250만 시민의 대표적인 휴식 공간이자 친수공간이 됐다.

이 같은 신천의 변신은 대구의 친환경 이미지는 물론 시민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자연생태계 파괴 등 일각의 우려를 뛰어넘었다. 달라진 신천의 모습은 현재 사업이 진행되고 있거나 계획 중인 지방 소하천 정비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봐야 한다.

하천 정비는 단순한 토목사업이 아니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인간 삶의 질과 정주 여건을 높이는 친환경 도시 재생사업이다.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의 하천은 값으로 그 가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 등 그 중요성을 감안할 때 사업 과정에서 부실 설계나 졸속 추진은 금물이다. 설계와 공사, 사후 관리 등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치밀한 계획과 실행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치수 위주의 정비가 아니라 생태환경 보전과 시민 복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하천이 도시 브랜드 가치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 효과를 충분히 살피고 이를 토대로 소하천 정비에 조금의 빈틈도 없도록 당국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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