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산증가와 중국산 고추 수입으로 고춧값 폭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턱없이 낮은 물량과 가격으로 고추 수매에 나서 농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농업관측센터 거래동향에 따르면 최근 건고추(화건)의 도매가격은 600g당 5천~6천원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건고추 가격은 해마다 떨어지는 추세다. 건고추 600g당 평균 가격은 2010년 9천원에서 2011년 1만8천원으로 올랐다가 지난해 8천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농민단체들은 올해 고온이 길어지며 지난해에 비해 생산량이 10% 이상 늘어난데다 2011년 고춧값 폭등 당시 정부가 저율 할당관세를 도입해 무분별하게 운영하면서 중국산 고추 재고물량이 누적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저율할당관세 물량인 수입고추 7천185t을 대량으로 방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안동'영양'영주 등 경북 북부 지역 고추 주산지 농민들은 고추 수입 중단과 폐기, 수입 물량 방출 중단 등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건고추의 수매 및 비축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물량과 가격이 턱없이 낮아 고추농가들의 시름을 덜기에 역부족이다. 정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다음 달까지 건고추 5천800t을 수매 비축하기로 했다. 이는 건고추 총 생산량의 5.6%를 차지한다. 수매대상은 고추재배 농업인들이 보유한 물량으로 농협 계약재배 물량이나 농협 보유 물량은 제외된다. 수매 가격도 낮다. 정부는 건고추 600g당 수매가를 1등급 6천300원, 2등급 5천7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수매가를 지난 8월 산지 공판장 평균가격인 600g당 5천846원과 최근 3년간 생산비 5천947원을 기준으로 감정한 데 따른 것이다. 경북 지역의 경우 전체 수매물량의 25%인 1천450t이 수매 대상이 될 정만이다. 안동지역은 경북 전체 물량의 17%인 240~300t이 수매에 포함된다.
그러나 수매 가격이 시중가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데다 600g당 5천500~6천300원에 농협과 수매 계약한 농가들과 가격 차가 나면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최상은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의장은 "정부는 고추 수매 물량과 가격을 적정 생산비와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현실화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저율 할당관세 즉각 중단과 수입고추 시장격리, 40%까지 떨어진 고추 자급률을 65%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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