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과 막대한 공적자금을 쏟아부은 수협은행이 올해에만 1조원 가까운 부실을 안았다.
이들 은행은 사업 타당성이나 기업 건전성에 대한 치밀한 검토 없이 대형교회 신축에 수천억원을 쏟아붓고 떼이거나 부실기업에 대규모 대출을 해 부실을 키웠다.
농·수협중앙회와 금융감독원이 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운룡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농·수협은행의 부실채권은 올해 6월 말 3조9천12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천269억원(31.1%) 급증했다.
농협은행의 부실채권이 3조4천860억원으로 8천564억원(32.6%) 늘었으며, 수협은행은 4천260억원으로 705억원(19.8%) 증가했다.
이들 두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 비율)은 나란히 2.30%로 특수은행 가운데 공동 1위에 올랐다. 전체 은행권에서도 우리은행(2.90%) 다음으로 공동 2위다.
농협은행의 주요 부실 원인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대한 대출. 농협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7월 말 현재 2조8천313억원이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조2천462억원(44.0%)이 고정이하 여신으로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이하 여신 합계(1조1천630억원)보다 많다.
시중은행의 틈바구니에서 대기업 고객을 확보하려고 STX 등 부실 재벌그룹에 대한 대출을 무리하게 늘린 것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운룡 의원은 "농협은행의 부실은 농민에 대한 지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뼈를 깎는 경영혁신은 물론 건전성 회복과 수익 확대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수협은행은 심각한 경영 부실로 지난 2001년 1조1천581억원이 투입되고 예금보험공사와 경영개선 이행약정까지 맺었는데도 부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수협은행은 '호화 교회'로 구설에 올랐던 판교 충성교회 신축에 280억원의 대출을 쏟아부었다가 떼이게 됐다.
이 의원은 "농·수협은행은 대출을 취급할 때 사업타당성 검토를 제대로 했는지, 여신관리·감독에 소홀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두 은행의 여신심사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광준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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