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결국 영변 핵 원자로 재가동 나선 북

북한이 폐쇄했던 영변 원자로의 재가동에 들어갔다고 남재준 국정원장이 어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확인했다. 앞서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가 상업위성이 찍은 핵 원자로 주변 냉각 시스템에서 흰 증기가 나오는 사진을 토대로, 원자로 재가동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국정원장이 이를 확인한 것이다.

북한의 영변 원자로 재가동은 예견된 일이었다. 북한은 틈만 나면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확대 강화해야 할 때라며 핵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북한 원자력총국은 이미 지난 4월 '2007년 6자 회담 합의에 따라 가동을 중단했던 영변 5㎿ 흑연 감속로를 재가동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정은도 일찌감치 '경제 건설과 핵 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천명해 핵 개발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바 있다.

북이 재가동에 들어간 원자로는 지난 2008년, 2007년의 6자 회담 결과 경수로 원전과 중유, 식량 제공 등을 약속받고 냉각탑 폭파 쇼를 벌였던 그 원자로다. 연간 핵무기 1기 분량에 해당하는 플루토늄 6㎏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원자로가 재가동돼 생산되는 플루토늄은 곧바로 핵무기로 전환돼 국제사회의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북한이 폐쇄된 원자로를 재가동하면서 비핵화를 위한 6자 회담 재개를 요구하는 것은 이중적이다. 이는 비핵화를 위한 가시적 조치를 전제로 6자 회담을 열자는 한국과 미국의 방침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한'미가 비핵화 가시적 조치를 전제 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북한이 번번이 대가만 얻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이 '경제 건설과 핵 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열리는 6자회담은 역시 무의미해지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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