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승기] 기아 K3쿱…성능 높이고·스타일 살렸다 '리얼 쿠페'

편안함을 중요시하는 세단과 달리 쿠페는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차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쿠페는 비인기 모델이다. 쿠페형 차량의 경우 실용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데다 그동안 소개된 국내 모델의 경우 주행성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운전하는 재미를 위해 개발되었지만 달리는 맛을 충분히 주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기아자동차가 선보인 K3쿱은 2009년 출시된 포르테쿱의 후속 모델이다. 기아자동차는 K3쿱을 출시하면서 '리얼 쿠페'라는 야심 찬 슬로건을 내걸었다. 기존 포르테쿱에서 지적됐던 사항을 보강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인 셈이다. 기아자동차는 K3쿱을 통해 쿠페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또 K3와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준중형 모델의 판매 신장도 이끌어 낼 계획이다. 기아자동차가 전략적으로 출시한 K3쿱을 시승했다.

◆K3와 차별화된 스타일

기아자동차는 쿠페의 스포티함과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K3쿱의 외관을 모체인 K3와 다르게 디자인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호랑이 코 모양을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를 줄인 대신 범퍼의 볼륨감을 강화해 한층 강인한 모습을 연출했고 안개등은 원형으로 교체했다.

측면부는 '프레임리스 도어'(양쪽 2개 문 유리창 윗부분에 프레임이 없는 형태)를 적용해 넓은 시야를 확보했으며 아웃사이드 미러의 크기도 키워 안전성을 높였다. 후면부는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통해 멋스러움을 더하고 킥업 타입의 트렁크 리드로 볼륨감을 살렸다. 터보 모델에는 듀얼 머플러를 적용해 역동적인 느낌도 극대화했다. 또 큰 굴곡 없이 미끈하게 떨어지는 라인은 공기 저항을 줄이는 효과와 함께 날렵한 이미지를 심어준다.

차체는 K3에 비해 30㎜ 짧아지고 25㎜ 낮아졌다. 하지만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축거)는 2,700㎜로 유지해 실내공간은 비교적 넉넉하게 확보했다. 그 덕분에 뒷좌석 공간은 성인이 앉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쿠페 모습이 물씬 풍기는 외관과 달리 실내는 K3와 거의 유사하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석 방향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을 조작하는 것이 한결 편리하다.

◆터보 모델 2,500㏄급 성능 자랑

K3쿱은 1.6 GDI 가솔린과 1.6 터보 GDI 가솔린 등 2가지 모델로 구성되어 있다. 시승은 터보 모델로 했다. 터보 모델은 1.6ℓ 가솔린 직접 분사 방식(GDI)의 엔진에 공기를 압축해 강제로 산소를 불어넣어 힘을 높이는 터보차저를 붙였다. 그래서 1,591㏄의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m로 2,500㏄급의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주행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가속페달에 힘을 많이 준 것도 아닌데 순식간에 시속 100㎞까지 치고 올라갔다. 추월을 위해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터보엔진 특유의 붕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살짝 뒤로 젖혀지더니 이내 차는 빠른 속도로 튀어나갔다.

터보 엔진의 가속력은 국내 고속도로에서는 차고 넘치는 느낌이었다. 3천 미만의 rpm(분당 엔진회전수)로도 시속 140㎞에 쉽게 도달했다. 150㎞ 이상 속도를 내는데도 rpm의 급격한 상승은 없었다.

소음 수준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주행 중에 엔진 소음은 거의 들을 수 없었다. 신호 대기 중에는 시동이 걸린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조용했다. 고속 주행에서도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소음과 풍절음은 없었다. 다만, 운전자 입장에서 노면 마찰 소음은 일정 부분 감내를 해야 한다.

스티어링 휠과 가속페달은 무게감이 있다. 무겁게 설정된 스티어링 휠은 고속 주행에서 쉽게 휘청거리지 않아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주지만 차로를 자주 바꿔야 하고 좌'우회전을 반복해야 하는 도심에서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서스펜션도 단단하게 세팅됐다. 하체에 무게감이 더해지면서 접지력이 높아져 코너링 때 쏠림 현상 없이 부드럽게 빠져 나갔다. 하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단단한 서스펜션은 승차감에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특히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진동 흡수력이 떨어졌다.

연비 부분도 아쉬운 대목이다. 터보 모델의 복합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11.5㎞/ℓ로 동급 일반 차량에 비해 낮은 편이다. 판매 가격(자동변속기 기준)은 1.6 GDI 럭셔리 모델의 경우 1천790만원, 1.6 터보 GDI 트렌디 모델은 2천70만원, 프레스티지 모델은 2천200만원, 노블레스 모델은 2천290만원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주요 사양

-라디에이터 그릴 줄이고 범퍼 볼륨 강화

-프레임리스 도어 채택으로 넓은 시야 확보

-아웃사이더 미러 크기 키워 안전성 향상

-모체인 K3에 비해 25㎜ 낮아진 차체

-터보 모델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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