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북, 개성공단 국감 정치권 뜻 잘 읽어야

국회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여'야 21명의 의원이 어제 국정감사 차원에서 개성공단 현지 시찰을 마쳤다. 국회의원들의 개별 방문은 종종 있었지만 대한민국 국회가 북한 땅에서 국감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비록 탈북자 출신 조명철 의원의 방북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북이 외통위 소속 의원들의 방문을 허용한 것은 경색된 남북 관계에 비춰 고무적이다.

지난 3월 폐쇄됐던 개성공단은 남북이 발전적 정상화에 합의함에 따라 9월 16일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공단 가동 중단 전 80%를 넘던 가동률은 5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한 협상은 사실상 중단돼 있고 외국인 투자 설명회는 무기 연기됐다.

북한은 우리 의원들이 개성공단 현지 시찰에 나선 뜻을 곱씹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북은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국가다. 잘 돌아가던 개성공단을 130일 동안이나 가동 정지시킨 것은 이를 확인하는 근거가 됐다. 지난달 21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앞두고선 갑자기 '최고 존엄 모독' 운운하며 어깃장을 놓았다. 최근 개성공단 가동이 지지부진하고 발전적 정상화가 겉도는 것도 이미 신용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평양에서 연 경제특구 개발 국제 심포지엄이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형식적 방문이란 지적도 나오지만 이번 개성공단 방문은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큰 걸음이 될 수 있다. 남은 이를 통해 개성공단 발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 북은 신뢰감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를 잘 활용하면 개성공단 국제화를 앞당길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국제사회로부터 이중 삼중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불량 국가 북한에 선뜻 투자할 국가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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