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횡성한우 제치고 판매 두수 전국 1위…경북대구한우협동조합 '한우왕'

지난 10월 1일 대구 인터불고엑스코호텔에서 열린 경북대구한우협동조합 한우왕전진대회.
지난 10월 1일 대구 인터불고엑스코호텔에서 열린 경북대구한우협동조합 한우왕전진대회.
경북대구한우협동조합 사옥 전경.
경북대구한우협동조합 사옥 전경.
경북대구한우협동조합 물류센터 전경.
경북대구한우협동조합 물류센터 전경.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횡성한우 브랜드보다 더 많이 팔리는 우리 지역 한우 브랜드가 있다. 경북대구한우협동조합(조합장 최윤현)의 '한우왕'이다. 한우왕의 한우 제품은 지난해 5천300여 두 분량이 팔렸다. 같은 기간 4천700여 두 분량이 팔린 횡성한우를 제치고 판매 두수 전국 1위 한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전국 최초 자생적 한우협동조합

경북대구한우협동조합은 전국 최초의 자생적 한우협동조합이다. 기존 농협이나 축협 등은 한우 외에도 다양한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001년 지역 한우농가들이 모여 설립했다. 이후 정부보조금 등의 지원 없이 순수하게 조합원들의 힘만으로 전문성과 자생력을 쌓아왔다.

협동조합 설립 당시 354명의 조합원에 자본금 2억여원에 불과했던 것이 현재 945명의 조합원에 자본금 128억여원으로 60배 정도 규모로 성장했다. 매출액도 지난해 809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액은 1천억원대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합원들의 총 한우 사육 두수는 6만3천여 두. 이렇게 10여 년 만에 큰 사업 성장을 이룬 바탕에는 '공동구매와 공동판매'라는 기본에 충실한 협동조합 운영과 '소와 사람'을 중심에 두는 조합원들의 끈끈한 단합이 있었다.

◆국내 한우 시장의 숨은 강자

"처음에는 대구경북한우협동조합으로 시작했지만 우리 조합원 대부분이 경북지역에 있어서 2004년 경북대구한우협동조합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조합의 개명 이유에서도 볼 수 있듯이 경북대구한우협동조합 운영의 중심에는 조합원들이 있다.

"조합원들이 소를 키우는 데만 신경 쓸 수 있도록 기술 개발과 시설 확보, 각종 문제 해결에 조합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우선 가장 신경 쓰는 것은 품질 관리다. 대표적인 것이 한우왕 브랜드만의 고급육 사양 관리 프로그램이다. 협동조합 설립 때부터 연구개발하기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 8차 개정판까지 나왔다. 물과 볏짚부터 얼마나 어떻게 공급해야 하는지 조합원들이 쉽고 상세히 알 수 있도록 돼 있다.

조합은 필요한 기술은 바로바로 도입해 연구개발하고, 꾸준히 물류센터와 육가공센터, 배합사료공장 등을 도입하며 시장 흐름에 발맞춰 나갔다. 그 결과 최근 3년간(2010~2012) 한우왕 브랜드의 쇠고기 1등급 이상 출현율은 꾸준히 80%를 넘겼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쇠고기 1등급 이상 출현율 전국 평균인 60.7%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또 하나 신경 쓰는 것은 원가 절감이다. 조합은 한우왕 브랜드 배합사료를 자체 생산해 조합원들에게 공급하며 생산 원가를 일반 한우보다 10~15% 더 저렴하게 낮추고 있다. 또 제품 전시매장을 따로 운영하지 않고, 물류센터에서 전화나 온라인 등으로 바로 주문을 받아 무료 배송하는 판매 시스템을 도입해 보통 한우 값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중간 비용을 줄이는 데 힘쓰고 있다.

"협동조합 설립 이후부터 제품의 홍보와 판촉보다는 품질 관리와 원가 절감에 더 힘썼습니다. 소비자들은 입소문을 듣고 자연스레 품질 좋고 저렴한 한우왕 브랜드를 찾게 됐습니다. 이게 진짜 시장원리 아닌가요?"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