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反 새누리" 각계연석회의에 야권 총집결

집권 여당과 지지세력을 뺀 전부가 뭉친다. '각계(各界) 연석회의'라는 이름으로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정의당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학계와 종교계, 시민단체에선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조국 서울대 교수, 함세웅 신부, 소설가 황석영 씨, 정현백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 야권 성향 인사 70여 명이 참여한다. 이름만 듣고도 알 만한 이들이어서 '대중성'만은 확실히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은 '국가기관 선거 개입 진상 규명과 민주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해서 모인다. 12일 첫 공식 회의를 갖는 연석회의는 ▷국정원, 국가보훈처, 국군사이버사령부 등의 대선 개입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 ▷정부의 선거 개입 수사 방해 의혹 규명 ▷김기춘(대통령 비서실장)'남재준(국정원장)'황교안(법무부 장관) 해임 ▷국정원 개혁을 골자로 한 선언문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지난주 안 의원이 여야에 제안한 것을 야권 전체가 받아들였다.

10일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를 접은 민주당은 제2차 투쟁의 중심축을 '각계 연석회의'라고 지목했다. 소수의 끈끈한 연대를 통해 계란으로 바위를 치기보단 다수의 '느슨한 연대'를 통해 불을 지피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새누리당은 연석회의 참여 인사들 한명 한명이 가진 대중성이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당 측이 "연석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에 대해 온라인 서명운동을 추진하고, (추가) 합의 수준에 따라 더 많은 활동도 가능하다"고 밝힘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로까지 연대 분위기가 이어질지도 주목한다. 여권을 향한 여론전이 확대되면 새누리당도 불구경만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키맨'은 안 의원이다. '안철수 신당'의 가상 지지도가 민주당 지지도를 훌쩍 넘기는 마당이어서 그의 세력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제안해 연석회의가 마련됐지만 안 의원이 빠지면 동력을 모으기 어려운 구조였다. 하지만 안 의원 측이 연석회의에 함께하기로 하면서 야권이 힘을 내고 있다. 일부 보수진영과 중도'진보층을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지난해 대선 이후 첫 '야권연대' 성격을 띤 연석회의를 두고 내년 지방선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당장은 국정원 선거 개입과 개혁 방안에 대해 모이지만 의견일치나 합의를 이룰 때에는 사안별 연대가 적극적 연대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심판론'이라는 큰 틀에서 합의점을 찾게 되면 '야권연대'나 '야권대연합'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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