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광주 합작 '봉사 심학규', 뮤지컬처럼…창극의 새 시도

'우리 소리'의 본질을 살리면서도 국악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창작 창극 '봉사 심학규'가 14일과 15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오른다. 대구시립국악단과 광주시립국극단이 공동 제작한 작품으로 이미 7, 8일 광주에서 공연된 바 있다.

서양의 오페라가 성악가들의 노래와 연기, 오케스트라의 연주, 무대 연출이 모두 가미된 종합 예술 장르라고 불리는 데 비견될 만큼 이번 작품은 창극의 음악적 구성에 웅장한 국악관현악과 서양악기를 적절히 조화시키고, 현대무용과 전통무용, 조명, 영상, 음향 등 현대적 감각에 맞는 무대장치를 더했다. 오페라나 뮤지컬에서나 봄직한 화려한 스케일과 함께 우리 가락이 전하는 편안하고 흥겨운 리듬감을 한데 즐길 수 있는 무대다.

창작 창극 '봉사 심학규'는 판소리 '심청가'를 바탕으로 재탄생했다. 창극 '봉사 심학규'는 심청을 찾아 헤매는 심봉사의 모습을 통해 지역과 지역이 만나고, '심청전'이 들려주는 '효'의 덕목을 해학과 반전으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애끊는 부정의 심봉사가 아니라 밥 달라고 떼쓰고 투정부리기 일쑤인 철없는 심봉사로 그려졌다.

특히 이번 작품은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감상하는 느낌을 준다. 무대 역시 다양한 세트와 조명, 스크린 등을 활용해 심청이가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다시 환생하는 모습 등을 환상적인 효과로 보여준다. 여기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편곡해 삽입하는 등 소소한 희극적 요소들도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번 공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창극에 국악관현악을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광주시립국극단이 극을 이끌고 여기에 대구시립국악단이 국악관현악 연주를 곁들인다. 수성 반주(기악 반주자가 성악곡의 곡조를 모방하면서 뒤쫓아가는 관악기의 연주)로 음악적 구성을 하는 창극에 관현악 연주를 접목시키는 것은 이례적인 일. 여기에 대구시립국악단 한국무용의 춤사위까지 곁들여졌다. 그 덕분에 극의 규모나 전개를 더욱 웅장하고 힘있게 이끌어간다.

특히 대구에서 전라도 지역의 걸쭉하고 구성진 소리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심봉사 역을 맡은 윤진철은 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이면서 이번 작품의 작창을 맡은 뛰어난 소리꾼이며, 판소리의 본고장인 광주의 '국극단'이 선보이는 젊은 소리꾼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무대다. 일반 1만, 학생 5천원. 053)606-6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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