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이 대구미술역사에 새 기록을 세웠다. 올해 7월 16일 개관해 11월 3일 막을 내린 쿠사마 야요이 전에 33만 명이 다녀갔다. 이는 96일 동안 하루 평균 3천500명이 다녀간 수치로 유료 입장객은 25만4천527명으로 입장료 수입도 10억2천700만원을 기록했다. 2011년 입장료 수입의 20배, 2012년 전체 입장료 수입(9천500만원)의 10배가 넘는 액수다.
2013년 제주도립미술관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 전'이 110여 일 동안 7만 명, 동일전시로 전북도립미술관이 15만 명, 2012년 큰 인기를 모았던 서울시립미술관의 '팀버튼 전'의 관람객이 46만 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구미술관의 성공은 더욱 돋보인다.
2011년 5월 개관한 대구미술관은 대규모 시설에도 불구하고 소장작품이 절대 부족하고, 대중교통이 불편한 점 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서울이 아니라 지방도시라는 점 역시 불리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올해 세계적인 작가 쿠사마 야요이 전시를 유치하고, SNS 등을 이용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친 결과 대구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많은 관람객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특히 단순한 전시를 넘어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체험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한 것이 관람객을 끄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개관 초기인 대구미술관은 이번 쿠사마 야요이 전을 통해 전국적인 지명도를 획득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다. 관람객들 중에는 대구에 이처럼 좋은 미술관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전국적으로 교통망은 이미 수준급이다. 좋은 전시만 열린다면 지방도시라도 언제라도 KTX를 타고 가서 관람할 생각"이라며 "대구미술관의 성공 여부는 역시 소장품의 격과 규모, 좋은 전시 유치에 달렸다"고 말했다.
대구미술관 김선희 관장은 "쿠사마 야요이 전시에 큰 관심을 보여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23일부터 시작하는 '애니마믹 비엔날레 2013~2014 전'과 2014년 7월에 예정된 '장샤오강 전' 등 역시 관람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미술관이 쿠사마 야요이 전으로 '첫 승리'를 기록했지만 앞으로도 선전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먼저 대규모 미술관 시설을 완비했지만 주변에 음식점이 없고, 음료수 하나 편하게 사서 마실 시설도 없다. 교통이 불편한 것도 문제다.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이 멀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는 만만치 않다. 가끔이기는 하지만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람객을 미술관 직원이 자기 자동차로 태워 나르기도 한다. 상황이 이런 만큼 버스 노선 조정이나 셔틀 버스운행 확대가 불가피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품격있는 소장품의 절대 부족이다. 세계적으로 통할만 한 작품은 5, 6점에 불과하다. 전국 3대 도시, 최고 미술관의 몸집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술관이 할 수 있는 일은 이번 '쿠사마 야오이 전' 이나 내년 '장샤오강 전'처럼 초대전에 '올인'하는 길밖에 없다. 그러나 대규모 미술관이 일 년 내내 초대전에만 의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구시와 대구미술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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