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인터넷 도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법 인터넷 도박은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신고에만 의존할 뿐 마땅한 대응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불법 인터넷 도박 활개=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에 따르면 웹보드 게임, 사설 스포츠 토토 등 인터넷을 이용한 불법 도박 규모는 지난해 24조7천여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불법 도박의 32.9%이다.
대구지역의 경우 불법 인터넷 도박으로 경찰에 적발된 건수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203건으로 지난 2010년 69건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경찰은 불법 인터넷 도박 시장의 파급력은 편리한 접근성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은 따로 도박장을 찾을 필요 없이 인터넷만 가능하면 포커와 고스톱 등 전통 도박부터 경마'축구'야구 등 스포츠 도박까지 다양한 게임을 무제한 베팅으로 즐길 수 있다. 별도의 인증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어 청소년도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스포츠를 활용한 사설 스포츠 토토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 수법도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이들은 해외에 서버를 개설하는가 하면 수시로 사이트 주소와 입금 계좌를 바꿔 경찰 단속을 피하고 있다. 실제로 경북경찰청은 11일 서버 주소와 콜센터 사무실을 수시로 바꾸고 대포통장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1년간 운영해 2억200만원의 불법 수익을 챙긴 일당을 붙잡았다. 대구경찰청도 올 9월 해외에 서버와 사무실을 두고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30여 개를 운영하면서 3천500억원대의 인터넷 도박판을 벌인 일당을 붙잡았다.
◆신고에만 의존=정부는 2008년부터 사감위를 통해 불법 인터넷 도박을 감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신고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발견한다고 해도 직접 수사를 하거나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은 없어 관계기관에 협조를 구해야 한다.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사이 많은 불법 도박 사이트들이 수사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사감위가 발견한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는 7천여 건이지만 실질적으로 사이트 차단이 이뤄진 건 2천300건뿐이다. 사감위 관계자는 "불법 사이트를 발견한 뒤 방통위를 통해 사이트를 차단하기까지 3, 4주가 걸린다"며 "이 사이 추적을 눈치 챈 운영자가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사이트의 이름을 바꾸는 바람에 불법 사이트를 발견해도 몸통을 잡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호진 한국 도박문제관리센터 선임 상담원은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이용이 청소년뿐만 아니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며 "재미로 시작한 도박이 나중에는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되기 때문에 전문기관 상담(중독예방치유센터, 080-300-8275)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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