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예술 장르의 기원이 그렇듯이 판소리의 기원도 불분명하다. 멀리는 삼국시대 때부터, 또는 조선 전기 문헌에 나오는 광대소학지희(廣大笑謔之戱, 광대의 우스개 놀이)를 기원으로 삼기도 하지만, 무가(巫歌)나 여러 놀이 문화가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하나의 장르로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판소리는 소리(창)와 아니리(말), 너름새 또는 발림(몸짓)을 적절하게 섞어 창자(唱者)와 고수(鼓手)가 펼치는 연주로, 원래 열두 마당이었으나 점차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의 다섯 마당으로 정착됐다.
판소리는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되고, 2003년에는 유네스코의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등재됐지만, 대중과는 거리가 있다. 국악 홀대가 가장 큰 원인이다. 판소리는 전체가 너무 길어 중요 대목마다 따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소리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판소리 다섯 마당의 완창은 짧게는 2시간 정도에서 길게는 5시간이 넘게 걸린다. 이 때문에 소리꾼 사이에서도 어떤 마당이든 완창은 큰 작업으로 여겨졌고, 레코딩이 쉽지 않아 음반도 적다. 다섯 마당 가운데 가장 긴 춘향가의 완창 LP 음반은 김소희 7장(음반에 적힌 이 춘향가의 길이는 5시간 18분 12초이다), 조상현 6장이었고, CD로 나온 이일주의 완창 음반은 5장이다.
판소리 LP 음반은 1982년 지구레코드사가 '뿌리 깊은 나무 판소리'라는 이름으로 박봉술, 조상현, 한애순, 정권진 명창의 판소리 다섯 마당을 발매한 것이 있다. 또 서울음반은 1988년 '국악의 향연'이란 이름으로 LP 50장을 발매하면서 20장을 판소리 다섯 마당으로 채웠다. 여기에는 김소희 박녹주 박봉술 정광수 성창순 명창이 참여했다. 이 밖에 1990년대 초 신나라레코드사가 발매한 판소리 명인 시리즈와 완창은 아니지만, 판소리 SP 명반 복각 시리즈도 있다.
올해는 판소리가 유네스코의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10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맞춰 국악 육성을 위한 특별법인 전통국악진흥법 제정안이 발의됐다. 지방자치단체가 국악의 보전과 육성을 위한 시설을 설치하고, 국악 진흥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시행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 법이 순조롭게 제정, 시행돼 대중화까지는 아니더라도 국가가 국악 보존과 전파에 더 힘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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