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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속 단백질 정량화 질병 진단에 큰 도움…다중진단과 압타머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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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을 초기에 진단하고 그것에 필요한 처방을 하는 것이 사람의 생사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암은 발병초기에 발견하게 되면 다른 조직으로 전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간단한 수술로 암 덩어리를 제거함으로써 완전히 치료할 수 있다. 폐암의 경우 1기에 발견해 수술할 경우 완치율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높지만, 후기나 말기 상태로 발견해 수술하면 치료 후 5년 생존율이 매우 낮다. 불행히도 폐암은 현재의 진단법으로 조기에 진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 대부분 후기나 말기에 발견하게 돼 예후가 매우 나쁜 암이다.

암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들 중의 몇 가지에 돌연변이가 일어나서 주위의 통제 명령을 받지 않고 계속적으로 분열하는 성질을 가지는 세포로 변한 것이다. 즉, 세포분열이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분열함으로써 특정 조직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그 상태를 더 나쁘게 하는 돌연변이들이 추가되어 결국 악성 종양이라는 증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정상 세포가 암 세포로 변하면 정상 세포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생리현상이 일어나고, 그 결과 암세포와 암 주변 세포, 또는 암을 인식한 면역세포들로부터 피로 방출되는 단백질의 종류와 양의 변화가 필연적으로 생긴다. 그러므로 암의 발생에 의해 새롭게 피 속에 돌아다니는 물질(단백질)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그것을 고감도로 측정할 수가 있으면 암의 조기진단도 가능해진다. 그런데 같은 종류의 암(폐암, 대장암 등)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다른 종류의 돌연변이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기 때문에 암의 성질이 같지 않고, 그 결과 특정 암의 발생에 의해 변하는 피 속의 단백질 종류와 양의 변화도 다양하다. 더욱이 암에 의해 변하는 특정 단백질도 감염과 같은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진단이 더욱 어려워진다.

하지만 폐암과 관련한 여러 단백질의 존재유무와 양을 동시에 검사하는 '다중진단'을 하면 정확하게 질병 유무를 진단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에는 여러 질병들에 대한 다중진단법들이 개발되고 상용화되어 여러 질병의 진단에 널리 이용될 것이다.

다중진단을 위해서는 특정 질병과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 단백질(표적단백질)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하고, 민감도가 높은 방법으로 여러 단백질의 양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질병에 대한 표적단백질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피 속에 돌아다니는 수천 가지의 단백질들을 동시에 정량화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현재 가장 발달되어 있는 방법으로는 천여 개의 단백질을 동시에 정량화할 수 있는 압타머(aptamer:핵산 분자집게)가 이용되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압타머를 이용한 표적발굴과 진단방법이 개발되어 여러 질병의 다중진단에 쓰일 것으로 생각된다.

장승기 포스텍 생명과학과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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