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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즉각 청산" 좌익 주장에…美 지원받은 이승만 "정부수립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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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특위에 체포, 이송되는 친일혐의자들. 성균관대학교 제공
반민특위에 체포, 이송되는 친일혐의자들. 성균관대학교 제공

친일 민족반역자에 대한 처리를 주장한 선봉은 공산주의자들이었다. 해방 직후 아직 임시정부 요인들이 환국하기 전 공산주의자들은 미군정과 친일파 문제를 놓고 맞섰다. 미 군정청 사령관 하지를 만난 박헌영은 일본잔재의 청산과 민족반역자를 배제한 상태에서의 통일된 국가수립을 주장했다. 미 군정청은 일제 행정관료 구조와 사람을 그대로 쓰고 있었다. 박헌영의 주장에 하지는 한국에서 당장 친일 출신 인사들을 배제하면 나라가 침몰한다고 맞섰다.

이승만과 박헌영과의 만남에서도 친일파 문제는 상반됐다. 박헌영은 민족반역자를 제거하고 그들이 다시는 정치무대에 서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승만은 먼저 독립정부를 세운 뒤 그 다음 정부의 힘으로 친일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청산은 하되 선후 순서를 달리하자는 것이었다.

미소공위가 결렬로 치달으며 단독정부 주장이 나올 당시 이승만은 친일파와 관련 공산주의자들을 비난하는 말을 했다. "장기화된 왜적 치하에서 옥중이나 해외에 있은 자 이외에는 친일파를 면하기 어렵다. 사사로운 감정으로 친일파를 공격하고 애국자인 듯 하는 자는 공산 극렬분자다."

이승만에 대한 반박에 나선 공산주의자들은 "그들을 즉시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라 권력기관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막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친일파란 의식적으로 일본을 지지하고 일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자를 의미한다며 합병조약을 체결한 자, 중추원 의원, 총독부 고위관리, 고등계 경찰과 군사 스파이, 황민화 운동 지지자 등 구체적 사례를 제시했다.

일본이 사라진 남과 북에 미국과 소련이 들어왔다. 해방직후 한반도는 세계 시장을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에 두려는 미소 냉전의 전초기지였다. 이념을 달리하는 미국과 소련은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죽기 아니면 살기 식이었다. 미소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반도의 정국이 좌우됐다. 남한을 점령한 미국은 철저한 반공 반소 정책을 펼쳤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승만은 대중적 지지도가 급상승했다. 반면 신탁통치 찬성으로 돌아선 좌익들은 대중적 지지도를 잃었다. 친일문제를 놓고도 대중의 지지도와 정당성을 훼손당한 좌익들의 발언은 위축됐다. 미 군정 시절 남조선 과도입법의원에서 민족반역자 부일협력자 전범 간상배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했지만 친일 경찰을 그대로 쓰던 미 군정청은 법안 인준을 거부하기도 했다.

서영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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