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시대/ 앨런 호위츠 지음/ 이은 옮김/ 중앙북스 펴냄
태어나 한 번도 불안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고, 인류 역사에서 불안이 없는 시기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 로마인과 중세 소작농, 현대의 회사원이 느끼는 불안이 모두 같은 것이었을까? '정상적인 불안'과 '비정상적인 불안'은 어떻게 구분될까? 이 책은 각 시대마다 불안을 이해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저자는 불안이라는 감정의 역사를 서술함과 동시에 다양한 분야와 수단을 이용해 불안을 이해하고 치료하고자 했던 인간 역사를 조명한다.
술과 아편은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불안을 없애기 위해 흔히 처방됐고, 중세 유럽에서는 종교와 신앙이 불안을 없애는 역할을 했다. 프로이트가 제창한 심리적 억압 이론과 정신분석은 불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고, 심리학자들이 개발한 인지행동치료법은 불안을 치료하는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수단이 됐다. 20세기 중반 이후 화학과 약리학의 발달로 등장한 항불안제와 항우울제는 약효가 뛰어나고 복용이 간편해 순식간에 가장 주된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21세기 과학 발달로 불안에 대한 이해와 치료법은 점점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향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이제 인간은 불안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진 것만 같다.
그러나 아무리 치료법이 발달했어도 여전히 불확실한 것이 있다. 바로 '무엇을 치료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불안과 두려움은 누구나 겪는 보편적이고 본능적인 감정이지만, 형태나 성질, 또 언제 누구에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없애야만 하는 비정상적인 감정이 되기도 한다. 결국 사회가 정의한 부적절한 불안 증상은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고 인위적인 '사회의 발명품'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불안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292쪽, 1만5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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