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소신 없이 답하다 친일로 몰린 정홍원 총리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국무총리는 대한민국 역사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잘못된 사관이나 편향된 역사 의식이 지배한다면 그를 바로 세우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홍원 국무총리가 25일 국회 교육'문화'사회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답답한 장면을 노출하다가 친일 총리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교학사 교과서에) 일제강점기 때 토지 조사가 식민지 경제 기반 구축을 위한 조선 진출로 되어 있는데 '진출'이라는 용어를 쓰는 게 적합한지에 대해서 지적했다. 또 1980년대 중반 우리 국민이 일본 역사교과서에서 조선 침략을 '조선 진출'로 기술한 데 반발, 민족 정기를 다시 모으려고 독립기념관을 지었는데, "진출과 침략, 무엇이 적합하냐"고 물었다. 당연히 '그건 침탈'이라는 한마디만 정확하게 했으면 끝날 일이었다.

근데 정 총리는 (교학사 교과서에) 용어의 부적정한 부분이 있다면 검정위원회에 맡겨 달라고 말했다가 대한민국 총리가 아니라는 거친 항의를 받았다. 역사에 대한 정확한 소신 대신 얼버무리기로 대응한 결과이다. 정 총리는 일제의 쌀 수탈과 쌀 수출, 항일 의병의 소탕과 토벌 어느 쪽이 적절하냐는 질문에도 "8종 역사 교과서 모두 조금씩 오류가 있고, 시정 절차를 밟고 있다"고 얼버무렸다. 왜 그렇게 자신 없는 답변을 했는지 이해 못 할 노릇이다.

지금 역사 교과서는 지나친 좌 편향성이 문제이다. 교학사를 제외한 7종의 교과서들은 65건의 오류를 수정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천재교육 교과서에는 6'25를 마치 남한의 크고 작은 도발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 정홍원 총리는 정확한 사실만 역사 교과서에 담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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